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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50곳 지반붕괴 위험”/서울시립대 이수곤 교수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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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50곳 지반붕괴 위험”/서울시립대 이수곤 교수 조사

입력
1997.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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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구기동 빌라촌 등/무분별 개발·벌목 영향/급사면 불구 옹벽·석축은 부실/장마철 앞두고 산사태 등 우려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평창동 등 수도권일대 50여곳이 산사태 등 지반붕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최대의 빌라촌으로 꼽히는 평창동과 구기동 일대는 지반붕괴 위험성을 가장 많이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관련기사 32면>

이같은 사실은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이수곤 교수가 최근 발표한 「도로와 가옥주변의 절취면 붕괴위험 평가 및 보강대책연구」보고서에서 드러났다. 이교수팀은 과학기술처로부터 용역을 받아 지난 3년간 수도권일원을 대상으로 산사태를 일으키는 중요한 요소인 경사 지표수 지질 등에 대해 등급을 설정한 뒤 지형 등을 종합분석해 이 결과를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사태나 옹벽이 무너지는 등 지반붕괴 위험지역으로 조사된 곳은 북악산과 북한산 주변의 평창동 구기동 일부, 도봉산주변 도봉동 우이동, 성북구 돈암동, 용산구 후암동, 관악산 주변 남현동 시흥동 일부, 구로구 오류동 일부, 서초구 우면동 일부, 강남구 내곡동과 염곡동 일부, 성동구 중곡동 일부, 경기 시흥시 일부 등이다.

이들 지역은 ▲화강암 풍화토로 형성된 취약지반 ▲산사태가 다발하는 30도이상의 급경사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대규모 벌목 등으로 붕괴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컴퓨터분석을 거쳐 작성된 지반붕괴위험도 평가에서 평창 구기 도봉 후암 등 4개동은 사면이 극히 불안정해 개발해서는 안될 4등급판정을 받았고, 돈암 남현 우면 내곡 등 4개동은 개발부적합지역인 3등급판정을 받았다.

서울 평창동 올림피아호텔 인근 북악산계곡은 낙반사고가 잦은 화강암지역인데다 유속의 흐름을 조절하는 석축 등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고, 구기동 A빌라촌일대는 무리한 택지개발로 인위적으로 사면이 변형됐다.

평창동과 구기동 계곡부에는 산정상부에서 떨어진 직경 1∼5m의 암괴들이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관악산 시흥계곡 주변은 암석덩어리가 토사와 함께 흘러 내려 산사태 우려가 높다.

이교수는 『지반붕괴 위험지역으로 나타난 곳은 도시계획차원에서 대책을 수립해야 피해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며 『급경사지 밑에는 주택을 절대로 짓지 못하게 하고 개발을 최대한 억제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관섭 서울시민방위재난관리국장은 『축대와 옹벽공사장 등 재난위험지역을 파악, 구청과 동사무소를 통해 수시로 점검토록 하고 있다』며 『장마철이 다가오는 만큼 재해예방을 위해 이교수와 협조, 이른 시일안에 위험지역으로 지적된 곳을 확인한 뒤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김진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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