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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도 질이 있다?/성­상품이미지 연결(광고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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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도 질이 있다?/성­상품이미지 연결(광고세상)

입력
1997.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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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착상 큰 호소력성적인 표현은 광고인을 가장 쉽게 유혹하는 소재 가운데 하나다. 상품을 선전하기 위해 「크리에이티브」라고 불리는 기발한 창의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중압감은 카피라이터 디자이너의 피를 말릴만큼 가혹하다. 기업이 요구한 마감시간은 다가오고, 빛나는 아이디어가 없으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대의 광고물량을 놓칠 위기에 빠져든다.

광고인이 모방 유혹에 쉽사리 빠져드는 것도, 비난을 불사하면서 대중의 기호에 영합하자는 속셈으로 누드를 사용하는 것도 이런 고민 끝에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성적인 표현을 이용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광고주를 설득하기도 좋다.

성적인 표현은 속옷광고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최근들어서는 의류 화장품 유제품 등으로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그림이 아니라 말로 강한 성적 분위기를 내는 광고도 많다. 탤런트 박중훈씨가 등장하는 음료 「가을대추」광고는 「딱 한번 우려냈다」는 것을 강조하다가 『건강을 생각해서 딱 한번입니다』는 말로 끝맺는다. 귀화한 한국인 이한우씨가 출연하는 「오슬람 전구」광고에서는 신혼부부 집들이에 초대받아 오슬람 전구를 선물로 들고간 이씨가 『오슬람 전구만큼 오래오래 행복하시라구요』라고 말한 것을 듣고 신부가 남편을 흘겨보며 『오래가는 건 따로 있었네』라고 말한다.

하지만 성적인 것을 표현하는데도 창의력이 필요하다. 건강함 아름다움 등 성의 본래 모습을 얼마든지 광고로 그려낼 수 있다. 소비자들은 이런 광고에 더 강하게 사로잡힌다.

프랑스의 유제품브랜드 「다농」의 시리즈광고는 과일을 인체에 비유, 유제품의 기능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 「지적인 먹거리」 「영양 풍부한 먹거리」 「건강한 먹거리」 등 세편은 호도 복숭아 배를 사람의 뇌, 젖, 엉덩이로 표현하면서 이 제품의 영양효과를 강조했다.

콘돔회사 메이츠의 광고는 신발을 이용해 남녀가 관계 가지는 상황을 재미나게 표현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눈길을 쉽게 잡아끌면서 「즐거운 사랑」이라는 유쾌한 메시지를 제품과 바로 연결시켰다. 가족계획을 앞세우거나, 기껏해야 고추 하나 그려놓는 국내의 콘돔광고와는 한참 다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내놓은 소형녹음기 마이마이광고도 성을 재미나게 표현한 경우다. 이어폰을 정자의 모습으로 그려 「좋은 소리에는 당기는 힘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창의력이 돋보인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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