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국민회의 총재가 16일 현역의원 등 50여명의 대규모 수행원을 대동하고 광주를 방문했다. 지난해 4월 총선패배 직후 방문한지 1년여만이다. 김총재의 측근들은 『별다른 정치적 의미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김총재의 광주행을 바라보는 당안팎의 시선은 예사롭지 않다. 일각에선 「대선과 관련한 구상을 정리해 나가는 수순일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김총재는 이날 저녁 현지 유지들과의 만찬간담회에서 「이번이 마지막」 「미워도 다시한번」 등의 표현을 써가며 변함없는 지지를 호소했다. 김총재는 『7전8기라는 말도 있지만 5수 기회는 없고 죽든 살든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강한 의욕을 피력했다.
김총재는 자민련과의 단일화문제와 관련해 「쿠데타세력과의 연대는 곤란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자민련과의 공조는 현정권의 독선·독주를 막기 위한 연합전선이지 합당이 아니다』고 밝혔다. 김총재는 이에 앞서 5·18묘역 준공식에서 국가기념일 지정과 묘지성역화 등을 예시하며 김영삼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시한 뒤 『김대통령에게 박수를 보내자』는 과감한 발언까지 내놓았다.
김총재는 이번 1박2일의 광주 방문중 당원접촉 등 경선과 관련된 일정은 잡지 않았다. 자칫 불공정 경선시비 등 오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을 고려한 듯하다. 그러나 김총재의 이번 광주행은 시기나 내용면에서 이전과는 정치적 궤를 달리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 주변에서는 『보다 큰 그림의 완성을 준비해 나가는 과정』이란 풀이를 내놓았다. 『이번 광주 방문이 경선을 의식한 「호남표 다지기」 차원만은 아닐 것』이란 지적이다.<광주=장현규 기자>광주=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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