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에이즈 등 현대병 치료/기요법·약용식물 본격 연구『서양의학의 한계를 동양의술로 극복한다』 미국 보건부(DHHS) 산하기관으로 세계 최대 생의학 연구기관인 미국립보건원(NIH)은 최근 동양의술을 집중연구하는 동양의학연구소(OAM)를 보건원내 부설기관으로 독립시키고 연구투자를 늘리고 있다. 92년 소규모 연구그룹으로 출발한 동양의학연구팀은 95년 미국 의회에 제출한 400여쪽의 「동양의학의 전망보고서」를 계기로 독립기관이 되어 독자적인 연구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92년 200만달러에 불과하던 연구소 예산이 94년 350만달러, 96년 740만달러로 늘어나더니 올해는 1,200만달러로 급증했다. 아직 NIH 전체예산인 120억달러의 0.1%에 불과하지만 20여개 부설연구소중 가장 높은 예산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연구소의 목적은 각종 현대질병을 동양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의술로 치료해 보려는 것. 연구소는 이를 위해 전통요법, 수지요법, 생체자기장치료술, 심리치료, 약용식물 등 7개 연구분과로 나누어 150개의 프로젝트를 세계 각국의 대학이나 연구소와 공동연구중이다.
연구소는 프로젝트를 통해 현대의학으로 풀리지 않는 인체의 신비를 하나씩 풀고 있다. 특히 암과 에이즈 치료제 개발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각종 약용식물로 에이즈 치료제를 연구하는 한편 침술을 통한 암치료도 과제에 속해있다. 한국산 인삼도 암 발생 억제효과가 검증돼 미국 텍사스대학에서 임상실험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남 성산대가 「우황청심환이 심장혈관계통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과제를 이 연구소와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NIH 홍보담당 헤롤드 바무스씨는 『서양의학은 신체를 물질로만 보기 때문에 한계에 달하고 있다』며 『신체와 정신을 동일시하는 동양의학에 대한 연구는 시작단계이지만 인체의 신비스러운 각종 현상을 분석하는 수단으로 상당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기를 통해 질병을 치료하거나 전통약용식물의 약효가 새롭게 검증되는 등 동양의술의 효과가 점차 부각되면서 새로운 의학분야로 자리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동양의학연구소는 연구결과를 보건원내 350병상 규모의 병원에서 임상실험하고 있다. 이 병원은 현대의학계가 치료를 포기한 환자들이 자원해서 임상치료를 받는 곳이다.<워싱턴=선년규 기자>워싱턴=선년규>
◎인터뷰/차정주 박사·동양의학연구소 연구기획부장/한·양방 상호보완 바람직/미 의대 한방과목 설치 늘어
미국 국립보건원(NIH) 동양의학연구소에 가면 한국인 연구기획부장(프로그램 오피서) 차정주(51) 박사를 만날 수 있다. 그는 『80년대만 해도 미국에서 주술로 인식하던 동양의술이 이제 의학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내에서도 한방과목을 신설하는 의대가 늘고 NIH가 동양의학에 대한 연구비를 대폭 증액하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차박사는 『양방과 한방, 양쪽 모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한의학에 대한 연구를 체계적으로 실시, 양방과 한방을 상호보완하는 형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양의학연구소에서 추진하는 150개 프로젝트중 한국이 참여한 것은 단 1개뿐이어서 아쉬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30여년전 도미, 조지아대 교수생활을 거쳐 9년간 식품의약국(FDA)에 근무한 뒤 82년부터 NIH에 몸담고 있는 차박사는 동양의학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심사하고 연구비지원을 결정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NIH의 현안에 대해 『인체 유전자분석사업(게놈프로젝트)이 기대만큼 성과가 없다』며 『당초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유전병정도만 치유하는데 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차박사는 한국에서 불고있는 DHEA바람과 관련해서는 『1년이상 장기 복용하면 암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라고 소개했다.
한국인이 200여명 근무하고 있는 NIH에서 한인회장도 맡고있는 차박사는 『미국에서 우리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언어장벽과 이에따른 인종차별이 암암리에 남아있다』고 지적했다.<선년규 기자>선년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