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자이르 모부투 퇴장/사임 3시간만에 전격 망명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자이르 모부투 퇴장/사임 3시간만에 전격 망명길

입력
1997.05.17 00:00
0 0

◎모로코 거쳐 불 갈듯… 반군 공포발사 ‘축제분위기’【킨샤사·워싱턴 외신=종합】 모부투 세세 세코 자이르 대통령이 16일 반군의 최후통첩에 끝내 굴복하고 국외로 탈출, 32년 장기독재에 마침표를 찍었다.

킨 키에이 물룸바 공보장관이 모부투의 사임을 공식 발표한지 3시간도 채 못돼 신변안전을 위해 국외 도피의 길을 택한 것이다.

현지 외교소식통들은 또 모부투 대통령이 이날 모로코와 아프리카 여러나라에 17, 18일 양일간 중간 기착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지만 모부투가 이처럼 재빨리 해외망명을 택한 것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앞서 킨샤사 외곽까지 압박해온 반군지도자 로랑 카빌라가 19일까지 사임하지 않으면 공격하겠다는 최후 통첩을 전달했다.

카빌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대통령과 타보 음베키 부통령, 모하메드 사흐눈 유엔 특사와 회담한 지 2시간여만에 이같은 내용의 최후 통첩을 발표했다. 자이르 정부군 수뇌부는 반군에 대항해 수도를 방어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모부투 대통령에게 전하면서 그에게 자이르를 떠나지 않으면 체포될 것이라고 말해 모부투를 심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랑 카빌라가 이끄는 자이르반군은 모부투 대통령의 해외망명 소식을 접한뒤 곳곳에서 승리감에 젖어 공포를 발사하며 축제분위기.

반군은 이날 수도 킨샤사 외곽 30∼50㎞ 지점까지 진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부 선발대는 이미 수도 킨샤사에 입성할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모부투는 이날 넬슨 만델라 대통령과 카빌라의 회담후 반군측의 최후통첩을 받고 고심끝에 사임을 최종 결정했다고 한 측근이 밝혔다. 모부투는 당초 공보장관을 통해 대통령직을 유임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이는 단지 반군의 기세를 늦춰보겠다는 고도의 전략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물룸바 공보장관도 처음에는 모부투가 통치권만 포기할 것이라고 밝혔다가 이후 서방기자들의 질문에 결국 사임이라는 단어를 사용, 모부투의 장기독재 종식을 확인했다.

○…모부투는 17∼18일중 모로코 등을 거쳐 프랑스로 망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프랑스 국영TV방송이 이날 보도. 자이르 소식통도 전립선암 치료를 받아 온 그가 프랑스로 가 정밀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해 프랑스행을 강력히 암시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16일 모부투 자이르대통령이 수도 킨샤사를 떠난 지금의 자이르가 민주주의로 이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의 입장은 명확하다』며 『우리는 (자이르에서) 진정한 민주주의로 이행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자이르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다른 국가들도 이러한 노력에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도 『모부투 대통령이 수도 킨샤사를 떠난 것은 자이르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길을 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모든 노력을 동원해 자이르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실시돼 평화적인 정권교체가 이룩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고위관리는 『미국은 자이르 군부간의 대화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관리들은 『미 해군이 킨샤사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했을때 미국인들과 다른 나라사람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