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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박사 임문순 교수 ‘한국의 고유거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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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박사 임문순 교수 ‘한국의 고유거미’ 출간

입력
1997.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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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가 징그럽다구요?”/해충천적 “살아있는 농약” 생활상·분포 한눈에임문순(62) 건국대 식량자원학과 교수가 「한국의 고유거미」(지구문화사간, 2만원)를 냈다. 이 책은 지난해 12월 중국 연해주, 일본 대마도 등 우리나라 주변의 외국 공통종을 중심으로 303종을 수록한 「한국의 거미」에 이어 토종거미 302종의 생활상을 분포도와 함께 밝히고 있다.

임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거미박사. 거미의 생활상을 알려면 적어도 한 달 간격으로 동일지점에서 관찰해야 하기 때문에 강의시간을 빼고는 25년을 전국 곳곳을 누비는 데 다 바쳤다.

서울대 농업생물학과와 미국 위스콘신대학원을 마친 뒤 농약을 뿌리지 않고 해충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서 천적인 거미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일본의 경우 이미 60년대에 한국에도 서식하는 낯표스라소니거미를 대량으로 사육, 방사해 삼나무혹파리 방제에 큰 효과를 거둔 사실도 자극이 됐다. 『지역별, 작물별로 알맞는 거미를 찾아 살아있는 「생물농약」으로 쓰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흔히 징그럽고 무섭다고 생각하지만 거미란 놈이 참 유익한 동물이에요』 무인도와 심산유곡을 누비면서 채집한 표본만도 10여만점. 『연구를 위한 것이지만 「녀석」들을 죽인다는 게 너무 마음에 안됐습니다. 그 많은 생명을 죽였으니 천국 가긴 다 틀렸지요. 그래서 죽어간 거미를 위해 제사를 지냅니다』

그의 평생과제는 북한거미까지 조사해 우리나라 거미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지, 거미를 통한 동물지리학을 완성하는 것. 이미 백두산 탐사계획을 잡아놓고 있다. 『연구비 지원 한푼없이 평생을 거미연구에 쏟았지만 제자들과 함께 독립운동하는 마음으로 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습니다』<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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