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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아름답다/최대불황 화랑가 ‘0호전’‘1호전’ 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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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아름답다/최대불황 화랑가 ‘0호전’‘1호전’ 반짝

입력
1997.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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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작가 작품을 싼값에’ 장점불구 신진작가 입지위축 우려도「0호전」 「1호전」. 요즘 화랑가의 화두는 「작게, 더 작게」.

성공적으로 치른 1, 2회와는 달리 올해 마니프 국제아트페어(4월26일∼5월7일)의 작품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74%가 감소한 62점에 그치는 등 미술계는 확연한 불황이다.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이라는 말이 과장만은 아니다.

하지만 14일 막을 내린 선화랑의 20주년 기념전 「200인의 1호전」의 경우 출품작중 절반 이상이 판매되는 등 오랜만에 활황세를 보였다. 10호 미만의 작은 그림으로 꾸민 이두식전(표화랑, 4월15일∼5월16일)의 경우 역시 작품 대부분이 판매됐다.

21일까지 열리고 있는 서림화랑(02―514―3377)의 「장혜용」전은 대작과 더불어 0호 50점, 2호 20점, 4∼6호 30점 등 소품 100점이 일반작품과 함께 출품됐다. 또 20일부터 6월10일까지 표화랑(02―543―7337)이 마련하는 「류병엽 작은 그림전」 역시 0∼2호까지의 소품 50여점이 걸린다. 「0호」란 18×14㎝(인물화 경우) 크기의 그림으로 통상 1호(23×16㎝)보다도 작다. 이 경우 0호는 1호 가격을 기준으로 하고, 1호는 0호와 2호의 중간 가격 수준으로 매겨진다.

갤러리이콘(02―516―1503)은 16일부터 6월14일까지 하동철 박항률 권여현 등 작가 15인의 4∼6호 작품을 40만원 균일가에 판매하는 기획전 「아우라 소품전」을 마련, 유망작가 작품을 저렴한 가격에 소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작은 그림전에 나오는 작가들의 특징은 그간 주로 대작에 주력해왔던 이들이라는 것. 밝은 화면과 색감으로 1호 내외의 소품으로도 장식성을 한껏 발휘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물론 이런 작은 그림전에 비난도 적지않다. 우선 이름있는 화랑들이 유명작가의 소품전에 주력함으로써 신진작가들의 입지를 더욱 어렵게 한다는 것. 하지만 『이익을 남기자면 차라리 큰 그림 한 점 팔고 만다. 소품전 때문에 고객들이 화랑을 찾아주는 것만으로도 반갑다』는 화랑관계자들의 이야기는 소품전이 불황타개의 근본적 대안은 될 수 없어도 일시적 「위안책」이 될 수는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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