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늘리려 가파른 비탈 무리한 증축/주민들 “위험” 지적에도 “안전점검” 강변만축대 붕괴사고가 발생한 동소문재개발지구 한진아파트는 설계 시공 입주에 이르는 과정에서 적지않은 물의를 빚었다.
73년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된 동소문재개발지구 아파트는 한진건설 한신공영 등 2개 건설사가 91년 1월 착공, 95년 6월 완공했다. 입주민은 4천5백9가구로 단일 재개발아파트단지로는 국내 최대다.
그러나 이 아파트단지는 건축과정에서 일반 분양분을 늘리기 위해 2차례나 설계를 변경해 4백93세대를 무리하게 증축, 시공회사와 조합간부 구청공무원 등이 형사처벌을 받았다. 당시 구속된 건축사무소 직원들은 불법 증축공사가 끝나면 설계도면을 공사내용에 맞게 고쳤고 무자격자가 설계 및 공사감리까지 한 것으로 수사결과 밝혀졌었다.
옹벽이 붕괴된 209동은 당초 2백50%이던 용적률을 2백74%로 늘리는 바람에 경사도가 가파른 비탈에 지어졌다. 비탈에 대규모 아파트를 지을 때는 최소한 20여m 안쪽에 지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인데도 불구, 이 아파트는 1m높이의 콘크리트로 기초공사를 한 뒤 지반보다 앞에 지어졌다. 이에 따라 단지 외곽의 아파트들은 폭우가 쏟아질 경우 축대와 옹벽붕괴 등의 위험이 높고 실제로 금이 간 곳도 많다. 주민들은 『비만 오면 경사면에 토사가 흘러내리고 아파트 내부에 빗물이 새어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성북구청에 따르면 전체 31개 동 가운데 임시사용승인을 받은 동은 301동과 상가뿐이다. 구청은 95년 6월 조합측이 낸 임시사용승인신청서를 반려하면서 『209동의 옹벽을 비롯한 인근 지역의 수방대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준공허가는 커녕 임시사용승인도 없이 2년 가까이 사용하고 있는데도 아무 조치가 없었다.
한편 한진건설측은 『토압과 물이 스며들 경우의 수압 등을 감안해 설계대로 시공했다』며 『지난해 9월 한국건설구조안전연구원에 의뢰해 옹벽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 이상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이동국·변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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