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터널 벗어나 새 분위기 기대김영삼 대통령과 손명순 여사는 둘째아들 현철씨에 대한 검찰 소환이 발표된 14일 하루종일 청와대 관저에 머물렀다. 김대통령 내외는 주로 미국에서 온 셋째딸 혜숙씨 내외와 외손녀 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관저 정원을 산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13일 하오 검찰의 현철씨 소환 방침을 보고 받고도 담담한 표정이었다고 청와대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대통령은 처음부터 현철씨 처리문제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으므로 소환에 대해 어떤 말씀도 하시지 않았다』며 『지난 2월에 발표한 담화에서 국민들에게 깊은 사과를 했을 때 이미 현철씨의 비리가 드러날 경우 구속시키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현철씨에 대한 사법처리를 고비로 길고 긴 한보터널에서 벗어나 새로운 분위기 속에서 신한국당 경선 등 김대통령 임기말 국정을 잘 마무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용태 비서실장과 강인섭 정무수석, 문종수 민정수석 등은 이날 사무실로 출근하지는 않았으나 모처에서 사후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위관계자는 『어쨌든 착잡한 심경이지만 처음부터 현철씨 문제는 결론이 내려져 있던 것 아니냐』며 『오래끌면 안된다는 공감대가 있었으므로 사법처리를 계기로 정국은 경선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섞인 전망을 했다.
다른 고위관계자는 『아들을 구속시키는 것보다 더한 대통령의 결단이 어디있느냐』고 사법처리 이후 김대통령의 「모종 결단설」을 강력하게 부인했다.<손태규 기자>손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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