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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굳히기 ‘대쪽 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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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굳히기 ‘대쪽 강수’

입력
1997.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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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민주계 정발협 겨냥 “대통령 말 들어야”/특보단 추가임명 “내뜻대로 하겠다” 분명히 과시신한국당 이회창 대표가 「대세 굳히기」를 위한 강공카드를 빼들었다. 이대표는 12일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전에 없이 강경한 어조로 「분파행위중단」을 촉구했다. 그는 『총재인 김영삼 대통령이 분파행동을 경고하고 대표중심의 단합을 강조했는데 일부에서 반발로 비쳐지는 행동을 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아무리 대통령 임기말이지만 대통령의 말에 반발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두말할 것도 없이 대통령의 경고에도 불구, 지구당위원장을 대상으로 세결집을 위한 서명작업을 벌이고 있는 민주계 모임인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를 겨냥한 것이다.

이대표는 또 대표직사퇴 문제에 대해 『정국안정에 노력할 시점에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외국에도 경선전 대표직사퇴는 전례가 없다』며 대표직 고수 입장을 분명히했다. 경선후보 등록시점에 즈음한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박찬종 이한동 고문과 김덕룡 의원 등 다른 대선후보들에 대한 공개적 반박이다. 이렇게 보면 이대표는 대선후보 경선문제에 관한 두가지의 핵심적 쟁점현안을 자신의 뜻대로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이같은 이대표의 언급은 당장 나머지 후보진영의 거센 반발을 샀다. 자칫 이를 계기로 당내 분열상이 더욱 심화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를 모를리 없는 이대표가 이 시점에서 이처럼 「강수」를 놓은 의도는 무엇일까.

이대표의 한 측근은 『여당의 정국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당이 중심을 잡고 단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내에는 이대표의 이런 태도가 지난 9일 김대통령이 분파행위를 경고하고 대표직사퇴요구를 일축하면서 이대표를 두둔해 준 것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시말해 「김심」의 일단이 드러난 만큼 이를 앞세워 속전속결로 「이회창 대세론」을 굳힌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날 이대표가 『대표 프리미엄을 이용한 세확장이 아니냐』는 당일각의 사시를 무릅쓰고 10명의 특보단을 추가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런 전략이 다수의 관망파 의원들을 흡수하는 구심력을 발휘할 개연성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대표가 당내 최대계파인 민주계를 「포기」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이대표가 문제삼는 대목은 자신의 리더십을 침해하는 정발협 지도부의 행보일 뿐 일반의원들에 대한 포용방침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는 게 이대표측 설명이다. 결국 이대표는 정발협의 단일세력화 움직임에 대한 강력한 견제로 민주계의 집단 반기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는 동시에 개별포섭 작업을 진행하는 양동작전을 펴고 있는 것이다. 대표직사퇴 문제의 경우도 표면적인 강경 고수입장과는 달리 일정 시점에서 본인의 결단으로 사퇴를 선언하는 모양을 갖춰 「효과」를 극대화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않다.<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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