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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씨 뭉칫돈” 사실 확인/이성호씨 귀국 수사 급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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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씨 뭉칫돈” 사실 확인/이성호씨 귀국 수사 급진전

입력
1997.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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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난 70억원 출처 해명해야/검찰,비리입증 “절반 성공” 고무11일 미국에 체류중이던 이성호 전 대호건설 사장이 귀국함에 따라 검찰의 김현철씨 비리의혹수사가 급진전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이씨의 조사에서 김현철씨가 93년 70억원 이상의 뭉칫돈을 관리해 줄 것을 부탁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이씨는 이 돈을 대신증권에 맡겨 회사채와 양도성예금증서 등을 매입해 은닉해 주었다가 95년 전액 현철씨에게 전달해 주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이 지금까지 현철씨 비리의 연결고리를 추적할 때마다 맞닥뜨렸던 「이성호의 벽」이 허물어진 것이다. 검찰은 『70억원의 자금관리가 확인된 이상 현철씨 비리 혐의 입증도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며 크게 고무된 표정이다. 70억원의 자금관리가 확인된 이상 이제는 현철씨가 이 돈의 출처를 해명해야 할 입장이 된 것이다. 검찰은 물론 이 돈이 현철씨가 나사본 등에서 들고 나온 대선자금잉여금과 기업에게서 받은 뇌물성 자금이 뒤섞여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씨는 현철씨의 자금 관리인인 사실은 시인했지만 현철씨의 이권개입 및 사업확장과정에서의 특혜여부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씨의 주장대로 라면 「김현철―이성호 커넥션」은 비자금 관리에 국한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호건설의 석연찮은 기업확장 과정에도 현철씨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우선 이씨는 94년 12월 대호 기획조정실장 김종욱씨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주)동보스테인리스강을 세워 포철에게서 대전이남의 스테인리스강 독점 판매권을 따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씨는 『철강판매권은 김종욱씨가 별도로 추진한 개인사업일 뿐』이라며 관련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포철의 철강판매권은 지금껏 권력층의 입김에 따라 당락이 결정됐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어서 일개 직장인에 불과한 김씨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이권사업을 손쉽게 따냈다는 것은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

또 대호는 서초유선방송 사업권을 따낸데 이어 법을 어기면서까지 이면계약을 통해 7개 지역케이블 운영권을 매입한 「TV 재벌」의 실체도 의혹의 대상이다. 이씨는 이에대해 『초창기인 국내와는 달리 미국은 유선방송이 유망산업인 것을 보고 사업가적 안목에서 투자했다』며 『자금은 대호빌딩 매각자금 8백억원에서 충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대호가 ▲1백억원대 이상 관급공사 집중 수주경위 ▲영동고속도로 소사휴게소 운영권을 따낸 경위 ▲청남골프장 매입자금 출처 등도 의혹의 대상이지만 이씨는 현철씨 관련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 관련의혹의 마지막 줄기는 이씨가 현철씨의 「재계연결통로」로 재벌2세들의 모임인 「경영연구회」멤버를 비롯한 중견기업인들에게 모금창구로 활용됐다는 혐의다. 이씨는 자신의 사법처리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 가장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현철―이성호」 커넥션의 실체를 「공생관계」로 보고 있는 듯하다. 이씨가 부인하고 있지만 이씨가 현철씨의 비자금을 관리해 준데 따른 반대급부가 있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검찰은 이씨 귀국으로 큰 고비를 넘긴 듯한 분위기다. 검찰관계자는 『너무 기대하는데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면서도 『(대호와 관련해)여러군데 터널을 뚫어놨으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표시했다.<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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