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YS 궁지몰면서 하야 거듭 반대… “더이상 실기 말라” 당부섞인 메시지도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은 10일 대선자금 문제에 대한 추가 폭로 가능성을 내비치며 공세를 계속했다. 마치 호랑이 등에 탄 듯 거침없이 내달리고 있는 모습이다.
야권은 한보사태 발발이후 대여공세에서 강·온책을 번갈아 가며 속도조절을 시도해 왔다. 그러나 정작 정치권의 파국이 거론되는 지경에 와서는 변속기어를 상실한 것같은 자세다.
야권은 이날 김영삼 대통령에게 파상공세를 펼치면서 한편으로 『대선자금 문제 해결을 실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간부회의 결과 발표를 통해 『청와대와 신한국당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할 지경에 이르게 만들고 있고, 대선 자금문제도 시기를 놓치고 있다』면서 『지금이야말로 진실을 밝힐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촉구했다.
자민련 김창영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대선자금 공개는 미루면 미룰수록 폭발력이 커지는 뇌관으로 등장했다』면서 『국민들은 이미 카운트 다운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야권은 그러면서도 『김대통령의 하야와 헌정 중단은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 잉여자금과 당선축하금 문제가 포함된 대선자금의 공개를 주장하면서 대통령 하야를 피하자는 야권의 이같은 입장은 모순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야권은 「대선자금 공개이후」 어느 시점에서 국면전환에 나설 기회가 있는 것으로 보는 듯하다.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요즘 시국을 『전화위복』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정국의 혼란은 있지만 이를 계기로 집권당의 대선 프리미엄의 제거 등 공정 선거 풍토를 정착시킬 수 있다면 김총재에게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이익이라는 얘기다.
결국 국민회의측은 92년 대선자금에 대한 공세를 통해 김대통령이 대선에서 보다 완벽한 중립을 취하도록 하는 것을 당면 목표로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총재는 김대통령이 『국민여론을 충족시키고 진실을 공개한 후』 폭발점에 이르기 직전에 수습에 나서겠다는 복안인 것이다.
자민련측도 대선자금 공개와 김대통령의 하야문제를 분리처리한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자민련측이 가상하고 있는 폭발점은 국민회의보다는 다소 낮은 것으로 보이며 영수회담 제의 등을 통해 정국 수습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같은 해법은 어디까지나 김대통령의 결자해지를 전제로 해야 한다는 게 야권의 입장이다.
국민회의의 관계자들이 『김현철씨를 한보사태 직후에 사법처리 했으면 정국은 이미 수습돼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야권에서도 시기를 놓칠 경우 영영 호랑이 등에서 뛰어내리지 못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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