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죄로 기소됐던 한국계 미국인 로버트김(57·한국명 김채곤)씨에 대해 유죄가 확정되는 것으로 6일 사실상 사법절차가 마무리됐다. 지난해 9월 자신이 근무하던 미 해군정보국의 기밀내용을 주미 한국대사관의 해군무관에게 건네준 혐의로 미 연방수사국에 의해 구속된 지 8개월만이다. 이로써 이번 사건에 대한 재판은 7월11일의 선고공판만을 남겨두고 있다.이날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은 김씨의 유죄청원에 따라 열렸다. 김씨는 그동안 자신에 대한 검찰측의 모든 기소내용에 대해 무죄를 주장해 왔으나 이날은 간첩죄보다 한단계 낮은 군사기밀누설죄와 간첩예비음모죄 부분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미국 사법제도의 유죄협상(plea bargain) 절차에 따라 검찰측은 김씨의 유죄청원을 받아들여 그에 대한 간첩죄 적용을 취소했고 법원도 이같은 합의내용을 인정함으로써 이번 재판의 사실심리가 끝난 것이다.
이에 따라 법원은 김씨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는 간첩죄를 적용치 않고 징역 10년과 벌금 25만 달러의 법정형내에서 형량을 정하게 된다. 특히 김씨가 스스로 유죄를 인정하고 검찰측의 수사에 협조한 데 대한 정상참작이 고려돼 그에 대한 선고량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씨는 남북한 및 중국의 군사동향에 관한 7건의 비밀문건을 복사, 한국대사관 해군무관 백동일 대령에게 넘겨준 혐의로 체포된 이래 『미국이나 미국의 국방에 해를 끼칠 의도가 없었으며 실제 미국은 어떠한 피해도 보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해 왔다.
한국대사관측은 김씨의 유죄청원에 대해 『김씨는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 법정투쟁을 위한 사선변호인을 선임하기가 어려운데다 검찰측의 증거도 확실하기 때문에 유죄를 인정, 감형의 길을 택한 것같다』고 밝혔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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