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소환인물까지 포함 물의/“덕망인사 다 어디갔나” 빈축한보특혜비리 사건으로 정치권의 비도덕성이 여론의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김민하)가 스승의 날(15일)을 맞아 「1일교사 체험의 날」행사에 대권후보 등 정치인들을 대거 1일교사로 초청해 물의를 빚고 있다.
교총의 이같은 계획에 대해 일선교사와 학부모들은 『우리사회에 덕망있는 인사가 많은데 유독 정치인 중심으로 1일교사를 초청한 것은 신중하지 못한 결정』이라며 『교총이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학교를 이용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7일 교총과 일선학교에 따르면 교총이 교육주간인 12∼18일 전국의 일선 초·중·고 「1일 교사 체험의 날」행사를 위해 초청하는 1일교사는 모두 21명으로 이 가운데 15명이 15대 대통령선거 후보자를 포함한 정치인이다. 지난해의 경우 1일교사 16명 가운데 정치인은 4명뿐이었으며 올해는 단 한명도 포함되지 않은 시민단체 대표도 2명이 참여했었다.
정치인 1일교사 가운데는 지난달 28일 이 행사의 일환으로 모교인 청주중에서 강연한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를 비롯, 국민회의 김대중(15일 이화여고) 총재, 자민련 김종필(15일 서울여고) 총재 등 대선후보가 포함돼 있다. 또 김중위 박범진 함종한 의원 등 신한국당 3명, 정희경 박상천 설훈 김영진 김충조 남궁진 이석현 조한천 의원 등 국민회의 8명이 초청받았으며 이기택 민주당 총재도 참여에 동의했다. 이 가운데 이석현 의원은 자신이 그린 동양화를 한보측에 1천4백50만원을 받고 팔아 최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한편 교총은 일선학교 교장들이 정치인 1일교사 초청계획에 반대했으나 묵살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치인이 1일교사를 맡게 된 모고교 교장은 『지금이 대선을 앞둔 후보경선 등으로 정치인들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시기여서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많아 종교계나 교육계의 덕망있는 인사를 초청해 주도록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H고 학부모 장모(47·여)씨는 『정치인들이 각종 비리에 연루돼 구속되고 그들이 기업인 등으로부터 받은 수천만∼수억원대의 떡값이 국민들의 지탄을 받는 상황에서 정치인을 대거 초청, 꿈과 미래를 키워가는 학생들에게 강연하게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이은호 기자>이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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