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채 발행될 하반기엔 더 큰 규모 예상금융권에 상품간 자금이동이 빨라지고 있다.
은행권 최고수익상품으로 꼽히던 양도성예금증서(CD)에선 돈이 급격히 빠지는 반면 은행들이 기업들에 할인(대출)해준 어음을 토대로 발행하는 표지어음엔 금년 4개월간 무려 6조원이 넘는 돈이 몰려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금융채 발행이 허용될 하반기엔 더 큰 규모의 「자금 대이동」이 벌어질 전망이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중 통화동향」에 따르면 표지어음 발행잔액은 지난달말 현재 12조4,000억원으로 올들어 넉달동안 6조4,000억원이나 증가, 100%가 넘는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같이 표지어음에 몰려든 돈은 대체로 CD와 신탁 및 일부 제2금융권쪽에서 나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2월말부터 지급준비금(2%)이 신규부과돼 수익률이 다소 하락한 CD는 급격한 자금이탈로 발행잔액이 4개월간 2조1,000억원이나 줄었다. 표지어음과 CD간엔 지준부과조치이후 「수익률역전」현상이 발생, 표지어음수익률은 현재 연 13.15∼13.20%로, CD(3개월물 기준, 연 13.1%)보다 다소 높게 운용되고 있다.
신탁은 1년미만의 단기상품취급을 금지한 지난해 4월 제도개편이후 수탁고 증가세가 35%대에서 15%대로 곤두박질쳤다. 특히 신규판매가 중단된 「일반불특정신탁」은 재가입이 불가능한 매달 8,000억∼9,000억원 규모의 만기도래분이 그대로 빠져나가고 있으며 이중 상당액은 표지어음으로 흘러들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표지어음 발행한도는 약 13조∼14조원으로 이미 90%이상 소진된 상태』라며 『금명간 이 한도가 다 채워질 것으로 보여 표지어음 수신증가에 따른 자금급류현상은 5월이후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 예로 4월들어 표지어음은 증가액이 6,600억원으로 둔화한 반면 자금이탈이 계속되던 CD엔 오히려 1,900억원가량 순유입이 이뤄진 점을 들었다.
그러나 포화상태에 이른 표지어음에 자금유입이 중단되더라도 3·4분기부터 또하나의 고수익상품인 금융채(시중은행 발행채권)가 등장할 예정이어서 하반기 또한차례 대규모 자금이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은은 이달 MCT(총통화+CD+금전신탁)증가율을 전년동기대비 16%대에서 운용, 4월중 통화공급액(2조1,000억원)보다 크게 많은 최소 4조3,000억원(16.0%시)에서 최대 7조1,000억원(16.9%시)의 자금을 시중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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