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상황이 경선후보로 몰아가”/대선자금문제 누가 누구를 탓할 수 있나/현철씨 처리후 대통령 하야 요구 우려/몇사람 과오로 민주계 전체평가 안돼□대담:조명구 정치부 차장
―총리 재임시 정치에 전혀 뜻이 없다고 했는데, 신한국당 상임고문이 된 뒤 생각이 달라졌습니까.
『그때(총리재임시)는 정치권에 몸담고 싶은 생각이 없었습니다. 의외로 당 상임고문에 임명돼 고민이 많았습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상황이 전개됐습니다. 많은 분들이 「당신도 경선주자가 돼 심판받아라」고 말합니다』
―김영삼 대통령이 이고문을 당 고문에 전격임명한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맡으라고 하면 안 할 것 같으니까 그랬을 겁니다. 일단 임명해놓으면 어쩔 수 없이 할 것이라 생각했겠죠』
―당내 사정이 복잡해지면 경선출마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요.
『대선주자분들이 모두 잘 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 애국심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만일 기준이 합당치 않으면 저라도 나가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경선과정에서 신사답지 못한 행동이 빚어지고 탈당사태 등이 일어나면 나라 장래가 암담 해지지 않겠습니까. 그럴 경우 저도 선택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 에서 한 말입니다』
―당에 기여한 것도 없이 「무임승차」를 바란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단호한 어조로) 납득이 안됩니다. 다른 분들은 당에 얼마나 기여했다는 말입니까. 공당은 국민을 상대로 하는 것입니다. 30년간 교수하고 1년3개월간 국무총리하는 동안 정당인들에 비해 내 역할이 조금도 뒤지지 않았습니다. (다른) 후보들이 정치권에서 경력을 쌓을 때 저는 정부를 지켰습니다. 이 정당에서 저 정당으로 당적을 바꾸고, 아무 정권에나 기여하고 사는 것은 올바른 행위가 아닙니다』
―최근들어 「민주계 옹호론」을 펴고 계신데요.
『내 소신입니다. 민주계만 감싼 것이 아닙니다. 민주계뿐 아니라 국민회의에 참여하는 상당수 분들은 반독재 투쟁을 했습니다. 역사적 정당성을 갖고 있습니다. 몇사람 잘못한 것 가지고 전체를 평가해선 안됩니다』
―이회창 대표체제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홍구 고문과 동반자적 연대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홍구 고문을 지지할 용의가 있습니까.
『그분 정도면 얼마든 (지지)할 수 있습니다』
―두분이 만나면 연대 이야기를 합니까.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이한동 고문도 대단히 훌륭한 사람입니다. 이회창 대표도 좋은 점이 많다고 생각 합니다』
―총리재임시 김대통령이 차기대선 문제에 관해 의견을 표명한 적이 있습니까.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한번도 없습니다』
―경선시기와 경선구도에 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습니까.
『빠르고 늦고는 중요치 않습니다. 다만 다수의 의견이 중시 돼야 합니다』
―대선자금을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 합니까.
『공개할 수 있는 성질의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실제로도 모를 것입니다. 누가 누구를 탓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습니까. 이렇게 경제가 어려운 판에 기업하는 사람들을 잡아넣어 조사 하자는 겁니까』
―김현철씨 사법처리문제가 일단락 되면 한보사태가 마무리 될 것으로 봅니까.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한보문제가 확대 재생산되면 정치적 이익을 얻는 사람들에 의해 대선이후까지 계속될 문제라고 봅니다. 어떤 계기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현철씨가 사법처리되면 대통령 하야요구가 나올 것 입니다. 비정상적인 헌정중단 사태가 빚어지면 80년대초 상황이 재연될 것입니다』
―김대통령의 남은 선택은 무엇이라 봅니까.
『대통령은 국민명령에 의해 한 나라에서 가장 무거운 책임을 지는 자리입니다. 임기가 끝날때까지 가슴 아픈 일이 생기더라도 냉철하게 나라를 이끌어야 합니다. 대통령이 어떻게 할지는 전적으로 대통령이 자신이 알아서 할 문제입니다』
―이한동 고문이 대선주자들의 사상검증 필요성을 제기했는데요. 이 기회에 부친(이충영 판사)문제에 관해 해명해 주십시요.
『해명할 이유조차 없습니다. 납북된 현장에 제가 있었습니다. 이한동 고문이 나를 공격한 게 아니라고 직접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소설가 고원정씨가 쓴 「마지막 대권」에는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손잡고 대권을 거머쥐는 것으로 돼 있는데요.
『생각해본 적 없습니다. 김총재는 공과를 다 가진 사람입니다』<정리=홍희곤 기자>정리=홍희곤>
◎여론조사 지지도 추이/꾸준히 상위권 유지/최근엔 가파른 상승세
이수성 고문에 대한 지지도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디비엠 코리아」가 지난달 27일 실시한 「여당후보가능성」조사에서 이고문은 이회창 대표, 박찬종 고문에 이어 5.3%로 3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연말 2%대에서 2배이상 상승한 수치다.
이고문은 대선참여 선언 등 본격적인 행보가 없었음에도 신한국당 주자군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해 왔다. 지난해 10월1일 여권 대선주자를 상대로 실시한 조사(한길리서치)에서 2.0%의 지지율로 6위에 머물렀던 이고문은 지난달 12일 실시한 같은 조사에선 6.2%로 4위로 올라섰다.
또 여야 대선후보 전체를 대상으로 한 지지도 조사에선 지난해 12월22일 1.2%(현대리서치)에서 지난 2월16일 1.4%(한길리서치), 3월25일 2.0%(한길리서치), 4월2일 3.3%(현대리서치)로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특히 지난달 12일 월간조선이 신한국당 의원 및 원외지구당위원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통령이 지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에서 12.6%로 1위를 차지했다.
이고문측은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이고문의 「잠재력」으로 미루어 본격행보에 들어가면 지지도가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홍희곤 기자>홍희곤>
◎지원세력과 지지인맥/뚜렷한 조직은 없어도 학·관·재계 등 ‘마당발’
이수성 고문에게는 아직 이렇다할 조직이 없다. 그러나 인맥으로 따지면 「한국의 3대 마당발」이란 별호에 걸맞게 어떤 대선주자보다 넓고 깊다.
사회원로급 인사중에는 강영훈 전 국무총리, 강원룡 목사, 서영훈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대표, 홍남순 변호사가 특히 그와 가깝다. 학계에는 선우중호 서울대 총장, 김정룡 서울의대 교수, 송기숙 전남대 교수, 신용하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이상우 서강대 교수, 최상룡 고려대 교수가 「이수성 사람들」이다.
관계에는 최상엽 법무장관, 박세일 청와대사회복지수석, 송태호 문체부장관, 손학규 복지부장관, 이각범 청와대정책기획수석, 이의근 경북지사, 송언종 광주시장이, 재계에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김상하 대한상의회장,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최종현 전경련회장이 그와 지근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신한국당 강성재 강용식 김도언 김덕 박범진 박종우 의원 등이 가깝고, 김원기 통추 대표, 민주당 이부영 의원, 박태준 전 민자당최고위원도 그와 가까운 정치권인사들이다. 당료출신으로 이수담 전 의원이 이고문을 밀착해 돕고있다.<홍희곤 기자>홍희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제도보다 인적청산 편중
▷문민정부 평가◁
현정부 임기가 남아있고, 나 스스로 총리로 참여해 책임의 일단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평가 하기에는 이르다. 다만 사회 각분야에 걸쳐 변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으로 평가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제도적 개선보다 인적 청산에 너무 편중됐고, 정부 스스로 내세웠던 도덕성 확보에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점은 과오이자 한계이다.
○이해관계의 합리적 통합
▷정치철학◁
정치란 국민의 마음, 즉 민심을 얻는 것이다. 또한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하나로 통합해가는 과정이다. 지역과 계층, 남북과 동서, 개혁과 보수로 사분오열돼 있는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볼때 조화와 통합이라는 정치의 역할은 더 더욱 중요하다. 정치지도자들은 민족과 나라에 대한 무한한 헌신성을 가져야 한다.
○정부질서아래 민간자율
▷경제관◁
국부의 증진, 부강한 나라 건설이 변함없는 우리의 목표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경제주체들이 이 목표를 정신적 구심점으로 삼아 다시 한번 합심단결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바탕위에 첫째, 정부는 경제의 질서를 잡고 구체적 경제과정은 기업과 근로자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 둘째 과학기술력과 정보화에 바탕을 두고 50년후 한국경제를 이끌어갈 장기적 투자를 서둘러야 한다. 셋째, 국경없는 세계경제에 하루빨리 적응하도록 우리사회 전체의 개방에 관하여 합리적 계획과 대안을 가져야 한다.
○우선 힘·내부단합 갖춰야
▷통일관◁
통일은 회피할 수 없는 숙명이며 민족의 축제이다. 통일을 통해 민족적 역량낭비를 없애고 민족도약의 계기를 이루어야 한다. 북한의 급변으로 갑작스런 통일이 닥칠 수도 있다. 어떤 변화라도 능히 감당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져야 하며 이를 위해 우선 민족 내부의 단합, 철저한 안보태세 확립 등이 필요하다.
○진정한 참회있다면 당연
▷전·노씨 사면◁
사면복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다. 다만 법의 목적은 잘못을 깨닫게 하는 것이지 징벌에 있지 않다. 진정으로 참회하고 국민화합을 위해 노력하기로 다짐한다면 사면하는 것이 법적 정의라고 생각한다. 지난 5·6공 정권에 의해 피해를 본 사람들 역시 함께 사면하는 것이 당연하고 형평성에 맞다.<김광덕 기자>김광덕>
◎이수성은 이런 사람
◇출생:1937년 9월16일 함남 함흥 출생(원적 경북 칠곡·59세)
◇가족관계:부인 김경순(59세)씨와 1남1녀
◇학력:혜화초등, 서울중·고, 서울대 법대, 서울대 대학원 법학박사
◇경력:서울대 법대 교수, 서울대 학생처장, 한국형사정책학회장, 서울대 법대 학장, 서울대총장, 국무총리, 신한국당 상임고문
◇키와 몸무게:174㎝, 88㎏
◇취미:바둑(아마 5단)
◇기호:담배 하루 두갑, 주량 소주 2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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