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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여우와 전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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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여우와 전쟁중’

입력
1997.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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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리히·바젤 등 대도시 수백마리 몰려다녀/전염병 감염 등 우려 ‘대책반’ 발족 격퇴나서스위스의 도심에서 때아닌 여우이야기가 한창이다.

취리히 바젤 등 스위스의 거의 모든 도시에서는 도시여우가 대낮에도 먹이를 찾아 쓰레기통을 뒤지고 다닌다. 도시여우는 일종의 「생태계의 섬」현상으로 산이나 시골이 아닌 인구가 밀집한 도시의 하수구 등에 살고 있는 여우이다.

취리히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타게스 안짜이거」는 최근 보도에서 『취리히에서 85년 3건에 불과했던 여우 목격 신고가 95년에는 80건 이상으로 늘어났으며 확인된 여우굴만도 100여개가 넘는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또 시당국이 300마리 이상의 여우가 취리히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여우에 대한 필요이상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시민의 신고를 받아 여우문제를 상담하는 「도시여우 전화」를 개설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여우가 도시에 모이는 이유는 잡식성인데다 산보다 쓰레기통 등에서 먹이를 구하기 쉽기 때문. 도시여우가 늘어나면서 농가의 집토끼나 작은 돼지를 잡아먹기도 하고 무덤을 파헤쳐 혐오감까지 불러 일으키고 있다. 또 여우에서 옮겨지는 공수병(광견병) 등 전염병과 기생충감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취리히 시당국은 해마다 몇백마리씩 증가하는 새끼여우를 조정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95년에는 사냥꾼을 동원, 170마리를 제거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150여마리가 교통사고로 죽는 등 자연감소 요인도 많아 증가속도는 한풀 꺾인 상태이다. 지난해에는 산림청관계자 생물학자 환경전문가들이 참가한 「합동 여우대책반」을 발족해 도시여우와 산골여우의 친족관계와 생태, 여우의 행동반경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조사원들은 덫으로 여우를 생포, 암수 3마리에 송신장치를 달아 여우를 추적하기도 했다.

미생물학자들은 광견병은 면역주사를 통해 예방할 수 있지만 여우의 배설물을 통해 감염되는 폐포비낭이라는 점염병은 간혹 심각한 간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정덕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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