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경영난이 사상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증권거래소가 4일 발표한 12월결산 상장사의 연결재무제표에서 드러난 기업들의 영업실적은 가히 충격적이다. 특히 자금력과 외형을 자랑해 온 대기업들의 경영실적이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12월에 결산하는 상장사는 총 273개사. 이중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하지 않은 6개사를 제외한 267개 상장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23억원에 불과하다. 95년도에 12월결산 상장사들이 거둔 당기순이익이 8조270억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상장사들은 지난 한해동안 사실상 적자를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기업들의 어려움은 더욱 크다. 상장사의 자회사와 해외법인의 영업실적이 포함되는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10대 그룹중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그룹은 한 곳도 없다.
반면 한진 기아 한화 등 3개 그룹은 적자를 냈고,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한 삼성그룹 상장사의 당기순이익이 144억원에 그칠 만큼 대기업들은 지난 한해동안 「속빈 경영」을 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19조8,7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2조1,000억원이 감소한 1,000억원 정도에 머물러 반도체 등의 특정품목에 매몰된 기업경영의 헛점을 새삼 드러냈다.
10대 그룹의 상장사중 36%가 연결재무제표상의 당기순이익이 상장사의 자회사와 해외법인의 영업실적이 제외되는 개별재무제표상의 당기순이익보다 적어 종속회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이익을 부풀리는 경우가 적지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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