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시설 태부족·바가지 기승/3∼4시간 기다려 “환불” 항의/일부 꽃 벌써 시들기도4일 일요일 개막 이틀째를 맞은 97고양세계꽃박람회장은 「무질서 박람회장」이었다. 인파가 몰려 입장권 판매가 중단됐고 입장권을 구입하고도 입장을 못한 사람들의 환불 요구소동이 빚어졌는가 하면 편의시설이 태부족, 관람객들을 짜증나게 했다.
어린이 날 연휴 첫날인 이날 궂은 날씨에도 꽃박람회장인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호수공원에는 가족단위 관람객 20여만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주제관 자생식물관 세계관 등 주요 전시관에는 출입구가 한 곳밖에 없어 관람객들이 2백∼3백m씩 늘어서 입장하는데만 1∼2시간을 기다려야 했고 가까스로 입장해도 인파에 떼밀려 제대로 꽃을 감상할 수가 없었다.
이 때문에 일부 관람객은 3∼4시간씩 기다리다 주제관 등은 구경도 못한 채 발길을 돌렸으며 운영본부에는 하루종일 『입장료를 환불해 달라』는 항의가 잇달았다. 또 화초관리도 제대로 안돼 튤립 등 전시된 일부 꽃은 개관하기전 이미 시들어 흉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관련기사 31면>관련기사>
황성식(39·서울 강서구 방화동 삼환아파트 404동)씨는 『상오 9시에 도착, 세계관을 구경한 뒤 주제관에 들어가기 위해 2시간을 기다렸으나 끝내 들어가지 못했다』면서 『지쳐 우는 아이를 달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며 주최측의 무성의에 분통을 터뜨렸다. 주최측은 관람객들의 항의가 거세자 하오 2시부터 입장권 판매를 중단, 1만여명은 입장도 하지 못한채 발길을 돌렸고 이들중 승용차를 타고온 사람은 『주차비를 돌려달라』며 항의했다.
화장실 음수대 공중전화 등 편의시설도 턱없이 부족, 관람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박람회장에 설치된 화장실과 공중전화부스 앞에는 온종일 10여m씩 줄이 이어졌으며 화장실 바닥은 물이 흥건하고 쓰레기통마다 쓰레기가 넘쳐 흘렀다.
일부 관람객들은 잔디밭에 들어가 화초를 훼손했으며 실내전시장에 먼저 입장하기 위해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또 1백여개의 음식점이 영업중인 본부석 운영본부 뒤쪽에는 마구버린 음식물쓰레기 냄새가 코를 찌를 정도였다. 또 일부 상인들은 캔맥주 한병에 3천∼4천원, 5백원짜리 생수는 2천원을 받는 등 바가지요금도 극성을 부렸다.
주최측 잘못으로 세계관에 들어설 예정이던 희귀식물관은 취소됐으며 개화시기를 못맞춘 튤립 등 일부 꽃은 개막도 되기전에 시들어 흉한 모습을 드러냈다.<고양=김혁 기자>고양=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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