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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한마디/서화숙 여성생활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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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한마디/서화숙 여성생활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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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여동안 좋은 부모되기 교육을 해온 심리학자 김인자(서강대 평생대학원장) 교수와 동료학자들은 지난해부터 소년원을 다니며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문제아란 자기의 욕구와 불만을 올바로 표출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년원생들에게 긍정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서이다. 석달에 한번씩 2개 소년원을 번갈아 찾고 있는데 『아이들이 금방 달라지는게 신이 나고 그애들이 겪어온 마음고생이 가슴 아파서 더 자주 가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김교수는 말한다.강사중 한 명이 한번은 애들한테 「살아오는 동안 아무 조건없이 따뜻하게 인정을 받은 경험을 말해보라」고 했다고 한다. 남자 원생 한 명이 말을 하는데, 집 앞 골목에 고구마 장수가 있었다고 한다. 겨울에 보충수업을 끝내고 집으로 들어가는데 그 아저씨가 「어, 춥지. 어서 들어가」그러더란다. 그것이 살면서 따뜻함을 느낀 유일한 경험이었다고 한다. 공부를 잘하고 말을 잘 들어야 관심을 보이는 부모에게서는 안타깝게도 사랑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살면서 단 몇번만이라도 무조건적인 사랑을 경험하면 사람은 절대로 어긋날 수 없다」는 것이 김교수의 지론. 부모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이런 관심을 보여주면 물에 빠진 사람이 작대기를 잡듯 청소년들은 기를 쓰고 이 경험에 매달려 청소년기의 방황과 갈등을 이겨내려고 한다는 것이다. 불행히도 소년원에 온 청소년들은 작대기가 되어 줄만한 이런 경험이 너무 적다는 게 공통점이다. 이렇게 범죄로 연결되지는 않더라도 주위 친구를 괴롭히거나 자해행위를 하는 등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청소년들의 문제점은 무척 많다.

아동월간지 「소년」이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들이 부모님께 가장 바라는 것을 물어보았더니 뜻밖에도 「함께 밥을 먹는 것」을 으뜸으로 꼽았다. 가정의 달을 맞아 우리는 내 자식과 더 자주 함께 밥을 먹고 남의 자식에게 다정한 「어, 춥지」를 더 많이 던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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