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선자금 공개논의는 당리당략적/모두 한보적 상황에서 반세기를 살아와/신한국당은 75%가량 연고가진 내집□대담:조명구 정치부 차장
―경선시기는 언제가 적절하다고 생각합니까.
『구체적 날짜에 대해서는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다만 당헌·당규개정논의가 시작된만큼 먼저 경선절차를 정하면 언제쯤 적절한지 답이 나올 것입니다. 미리 출산예정일을 정해놓고 임신을 할 수 없는 것처럼 7월10일 경선방침에 이의를 제기한 것은 일의 순서가 잘못됐기 때문입니다』
―후보등록요건과 관련 대의원 추천규정 폐지를 찬성합니까.
『원칙적으로 추천규정 폐지에 동의합니다. 폐지하더라도 터무니없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겠습니까. 모두가 상식을 가진 분들이니까요』
―최근 경선전 대표직 사퇴를 주장해왔는데요, 이회창 대표를 강적으로 봐서 그런 것입니까.
『이대표는 3월 대표직을 맡기직전 「경선주자는 대표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선이 본격화하는 국면에서는 부자연스런 프리미엄을 갖는 대표직을 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총선 등 일반선거에 출마하는 공직자도 공정선거를 위해 사퇴해야 하는 규정이 있는만큼 중앙선관위원장을 지낸 이대표가 스스로 잘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봅니다』
―92년 경선때도 당시 김영삼 대표가 대표직을 내놓지않고 경선에 나선 전례가 있습니다.
『좋지않은 선례를 답습하면 안됩니다』
―김영삼 대통령이 최근 박관용 사무총장을 통해 경선에서의 엄정중립 입장을 밝혔는데요.
『대통령이 표명한 뜻이 국민적 순리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리라고 봅니다. 개인적 유·불리를 떠나 경선이 국민들의 가슴에 와닿고 아름답게 비쳐질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요즘 민주계 인사들을 자주 만난다고 듣고 있습니다.
『내가 원외여서 그런지 의원회관을 찾는 것이 「사건」처럼 비쳐지기 때문에 작년까지는 의원들을 의도적으로 만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뒤늦게 요즘 짬짬이 의원들을 찾아 제 얼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계파를 구분지어 만나는 것은 아닙니다』
―민주계 인사들이 박고문에 대해 종전보다 우호적입니까.
『민주계, 민정계 가릴 것 없이 멀리서 보다가 가까이서 만나면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이 인지상정 아닌가요』
―92년 대선자금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박고문은 지난해 1월 입당할 때 여권의 대선자금 공개를 주장했지요.
『입당할 무렵 대통령께 대선자금 공개를 건의한 것은 사실입니다. 국민앞에 백번 천번이라도 고개를 숙여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의 대선자금 논의는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나는 당리당략을 떠나 국민적 입장에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며 지금도 그런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대선후보가 된다면 어떻게 대선자금을 조달할 생각입니까.
『국고지원금과 당 후원회를 통해 받은 돈으로 대선자금을 조달하되 법정선거비용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도단위 대규모 군중집회를 하지않고 중소도시에서도 청중동원을 하지않아야 합니다. 또 현수막과 명함을 제작하지 않고 법정인쇄물을 줄인다면 법정선거비용 준수가 가능합니다』
―김현철씨 사법처리로 한보정국이 마무리될 것으로 봅니까.
『검찰이 일체의 외압을 배제하고 공정한 수사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만큼 검찰수사결과를 신뢰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모두가 동시대를 살아온만큼 이번 일을 교훈으로 삼아 공정한 선거를 치르고 미래지향적으로 나가야 합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치자금법도 개정해야 합니다』
―김현철씨가 구속될 경우 대통령 하야주장이 제기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내가 고뇌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 점입니다. 김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결단을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은 탈군사화의 틀을 마련했을 뿐만아니라 최근 한보수사와 현철씨의 사법처리문제를 여론에 떠밀려서가 아니라 스스로 제기하지 않았습니까…』
―당내 지지기반이 취약한 데 어떻게 그 벽을 극복할 것입니까.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조건속에서 국가경영에 대한 나의 생각을 성실하게 전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대의원들의 높은 양식과 합리적 판단에 대해 기본적 신뢰를 갖고있습니다』
―경선에서 뜻을 이루지 못해도 결과에 승복할 것입니까.
『나는 지난해 초 고뇌끝에 신한국당에 입당했습니다. 정치적 연고를 따져볼때 75%가량이 내 집이라고 할 수 있는 당에 들어온 것입니다. 나는 이 조직을 정말 껴안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총선때 국회의원직도 포기했습니다. 껴안는 것은 승복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정리=김광덕 기자>정리=김광덕>
◎여론조사 지지도 추이/3월초까지 줄곧 수위/최근 이 대표와 접전양상
박찬종 고문이 취약한 당내 지지기반을 보완해온 무기는 높은 여론지지도이다. 그는 지난해 가을이후 지난 3월초까지 줄곧 여권의 대선주자중에서 수위를 지켜왔으나 이대표체제 출범이후에는 이대표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일보가 지난해 12월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고문은 30.5%, 이대표는 18.1%였다. 반면 이대표 취임이후인 3월20일 한국갤럽조사에서 박고문은 25.2%를 얻어 이대표(25.3%)보다 0.1% 뒤졌다. 또 현대리서치의 4월1일 조사에서도 이대표가 33.8%, 박고문이 30.4%였다.
그러나 3월25일 한길리서치 조사에서는 박고문이 16.6%를 얻어 여야후보 전체중 1위를 기록하면서 12.9%를 얻은 이대표를 따돌렸다. 4월11일 한 월간지 조사에서도 박고문이 25.1%로 1위를 기록했고, 이대표는 17.9%였다. 이 조사에서 박고문은 특히 부산(47.2%)과 경상도(39.3%)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대표는 특정 지역기반을 갖고있지 않아 지지율이 주춤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지지도」가 아닌 「여당 대선후보 예상」에서는 이대표가 박고문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4월27일 「디비엠 코리아」조사에서 이대표는 45.1%를 얻어, 24.5%로 2위를 차지한 박고문을 두배 가까이 앞섰다.<김광덕 기자>김광덕>
◎지원세력과 지지인맥/기획단 브레인들 조언/8만명 ‘우당회’ 외곽지원
박찬종 고문은 중요한 순간마다 「기획단」의 브레인들로부터 조언을 듣는다. 이상면 서울대 교수, 김동일 이화여대 교수, 박상태 서강대 교수, 황석하 미래경영연구소장, 홍유진 심리드라마연구소장 등이 그들이다. 여기에 박응칠 전 KBS해설위원, 박천식 변호사, 박몽계 전 부산경제 편집국장, 선경식 전 「윈」 부장, 한봉철 전 산업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등이 특보로 활약하고 있다. 박용배 전 한국일보 상무는 자문위원으로 짬짬이 박고문팀을 지원하고 있다.
제발로 찾아온 30대 참모진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것도 박찬종캠프의 특징이다. 그러나 당내기반은 취약한 편이다. 차수명 서훈 의원, 안상수 인천 계양·강화갑위원장 등은 공개적으로 그를 돕고 있고, 경남중 동문인 유흥수 김기춘 의원과 김운환 김동욱 의원 등과 가깝게 지낸다.
회원이 8만명으로 추산되는 우당회는 그의 캠프를 외곽에서 감싸는 후원조직이다. 이와함께 송상현 서울법대학장, 박홍 전 서강대 총장, 박상희 중소기협중앙회장, 김정원 국제교류재단 이사장, 양건 한양대 교수, 서태식 삼일회계법인 대표 등이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유성식 기자>유성식>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사회틀 변화에 시행착오
▷문민정부 평가◁
문민정부는 계엄적 통치종식, 고문수사중지, 군 사조직 정리, 언론자유확립, 지자제 실시 등 탈군사화에 성공하고 「문민의 틀」을 확립하는데 성공했다. 이 변화된 그릇에 내용물을 담는 부분에서는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지역할거·3김정치 청산
▷정치철학◁
깨끗한 정치, 돈 안드는 선거의 신기원을 이룩하고 지역할거타파, 3김정치 청산을 실현해야 한다. 3권분립을 존중하고 분권적 정치를 실현하고 당과 국회의 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 총리를 실세화하고 국무회의의 심의기능을 활성화하고 책임내각을 실현해야 한다. 야당과의 개방적 국정논의를 제도화하고 주요당직의 선출제 도입 등으로 당내민주주의를 활성화해야 한다. 정치자금모금은 소액다수제를 확립해야 한다.
○민주도 자유시장체제로
▷경제관◁
우리경제의 단기적 과제는 무역수지 등 경상수지 적자폭을 축소하고 외채누증 속도를 둔화시키고 냉각된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고비용 저효율구조를 개선하고 개발시대의 낙후된 경제구조를 선진국형 고도산업구조로 개편하는 것이 과제이다.
기업은 국내경쟁력보다 국제경쟁력을 제고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한다. 공정한 경쟁의 틀을 확립하는 등 자유시장경제를 활성화하고 민간주도 경제로 전환하는 것이 경제정책의 기본방향이 돼야한다.
○개방통해 북연착륙 유도
▷통일관◁
개혁·개방을 통해서 북한의 연착륙을 유도하되 급속한 붕괴가능성에 대비, 탈북자 수용대책도 미리 세워놓아야 한다. 북한의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군량미로 전용되지않는 보장아래 기아해소를 위한 식량지원도 해야 한다. 통일은 인위적으로 서둘러서는 안되고 남북간의 교류와 동질성 회복과정을 통해 내적통합을 실현하고 휴전선이 자연스럽게 제거되는 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국민적 합의에 따라 처리
▷전·노씨 사면◁
나는 89년 12월 당시 1노3김씨가 5공청산문제를 야합적으로 종결시키려고 할때 ▲철저한 진상조사 ▲책임자 사법처리 ▲국민적 합의에 따른 사면의 3원칙을 제시했었다. 두 전직대통령의 사면문제는 당리당략을 넘어 국민적 합의에 따라 처리돼야한다.
◎박찬종은 이런 사람
◇출생:1939년 4월19일, 경남 김해 출생(58세)
◇가족관계:부인 정기호(58)씨와 1남2녀
◇학력:토성초등, 경남중,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서울대 경영대학원 석사과정
◇경력:고등고시 사법과·행정과 및 공인회계사 합격, 검사, 민추협 인권옹호위원장, 통일민주당 정책심의회의장, 신정당대표, 9·10·12·13·14대 국회의원, 14대 대선출마
◇키와 몸무게:173㎝, 74㎏
◇취미:수영, 음악·연극 감상
◇기호:담배 안함, 소주 1병가량(2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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