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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모처럼 햇빛/낙관론과 비관론

입력
1997.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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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등 주력 활기/환율·여건도 좋아져/“회복국면 진입”/신용장 내도액 부진/수출구조 개선 안돼/“일시 반등일뿐”수출이 오랜 마이너스 성장의 터널을 벗어났다. 1월 두자리수에 가까운 감소율을 보였던 수출은 점차 뒷걸음질의 폭이 줄어들더니 4월 마침내 7%의 증가세로 반전되면서 수입증가율(1.6%)까지 앞질렀다. 국내경제의 대외의존구조상 수출호조는 경기회생과 경상수지개선에 확실한 청신호다. 그러나 수출증가가 기조적 회복인지, 아니면 일시적 반등인지에 대해선 아직도 분명치 않다.

◇낙관론: 폭락했던 주력수출품목의 가격이 조금씩이나마 회복되는 것이 가장 큰 힘. 무역수지의 희비를 좌우하는 반도체(16메가D램) 가격은 지난해초 개당 40달러대에서 4월엔 20달러로, 올 1월엔 8달러까지 곤두박질 쳤으나 현재 10달러선, 하반기엔 12∼14달러까지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16메가D램이 중심인 세계 반도체시장에 64메가D램의 거래가 본격화할 경우 이미 생산설비투자를 끝내 추가적 투자비용압박이 없는 우리나라로선 신상품 시장형성에 따른 수출증대가 기대된다.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등도 국제가격이 오름세를 타 지난달 수출증가율이 각각 10.5%, 24.7%, 15.9%에 달하는 등 주력품목의 수출활기가 눈에 띈다.

미국 일본의 경기가 계속 호조여서 침체됐던 선진국 수출도 개선될 전망이다. 1월 전년동기대비 21.1%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대 선진국수출은 2월 마이너스 16.3%, 3월 마이너스 8% 등으로 감소폭이 줄어들더니 4월엔 0.2%나마 증가세로 돌아섰다. 개도국수출도 지난달 15%대의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환율도 상승기조가 계속되고 있어 수출은 이제 부진의 늪을 어느정도 벗어났다는 평가다.

◇비관론: 3∼6개월후의 수출예고지표인 수출신용장(L/C) 내도액은 1·4분기중 169억달러로 6.9%나 감소했다. 주력품목의 L/C는 철강 15.3%, 화공품은 5.3% 늘어났지만 반대로 전자는 16.7%, 자동차 11.1%, 선박은 46%나 줄었다. 신용장 방식에 의한 수출이 전체 수출물량의 절반에 불과하나 L/C내도액의 부진은 수출이 아직도 깊은 잠에 빠져있음을 시사한다.

조금 오른 반도체 가격도 「완전 정상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반도체가격이 반등한 것은 최대생산국인 한국 일본의 감산 때문이며 공급초과 자체가 개선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가격상승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반복되는 주요사업장의 노사분규도 항상 수출의 잠재적 걸림돌로 남아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수출구조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몇몇 주력품목에만, 그것도 가격경쟁력에만 기대는 수출산업구조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최근의 수출회복은 일시적 반등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선진국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도 더이상 선진국 시장에서 팔리는 물건이 없기 때문이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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