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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 잇단 과로사에 “하루 14시간만 일합시다”(할리우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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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 잇단 과로사에 “하루 14시간만 일합시다”(할리우드통신)

입력
1997.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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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촬영기사가 영화촬영 과로 끝에 운전중 졸다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할리우드에서는 영화제작 근로자들의 하루 작업 시간을 14시간으로 제한하자는 운동이 일고 있다.이같은 움직임의 직접 계기가 된 사람은 촬영기사 사브렌트 허쉬만(35). 그는 지난 3월5일 LA 인근 롱비치에서 촬영중인 영화 「플레전트빌」을 위해 19시간 일한 끝에 차를 몰고 귀가중 깜빡 잠이 들어 전신주를 들이 받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허쉬만은 이날 몸이 아픈 어린 딸 곁에 있기 위해 피로를 무릅쓰고 귀가하다 변을 당했다.

그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할리우드의 근로자와 배우, 감독들은 하루 근로시간을 14시간으로 제한하자는 청원서 「브렌트의 규칙」을 작성해 현재 1만여명의 서명을 얻어냈다. 서명자 중에는 줄리아 로버츠, 샐리 필드, 케네스 브레너, 밀로스 포먼, 마이크 니콜스, 로버트 앨트먼 등 유명영화인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최근 들어 영화 촬영현장에서의 근로시간이 점차 길어지면서 하루 15∼20시간 일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 영화관계자들의 얘기다. 특히 거액의 제작비를 투입한 영화의 경우, 흥행 성공의 관건이 될 특정 주말 개봉을 위해 제작을 서두르면서 촬영 현장의 근로시간이 자꾸만 길어지고 있다.

또 5년전부터 영화제작자들이 보다 나은 조건을 찾아 캘리포니아 외의 타주로 촬영현장을 이전하는 일이 빈번히 생기면서 영화 제작 근로자노조가 스튜디오와 제작자들에 각종 계약 조건들을 양보하고 있는 것도 근로시간 연장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촬영 현장의 악조건 소문이 할리우드에 파다하게 나돌고 있는 영화가 현재 촬영 후속작업에 들어간 제작비 2억달러짜리 대형 참사영화 「타이타닉」. 촬영장의 독재자로 알려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하루 20시간씩 촬영을 강행하며 근로자들을 노예처럼 부려, 원성이 자자하다. 이같은 강행군으로 각본 검토 담당인 버타 메디나(30)는 차를 몰고 귀가중 허쉬만처럼 졸다 사고가 나 중환자실에 입원하기도 했다.

허쉬만의 죽음으로 할리우드의 감독 및 배우 노조들은 스튜디오를 상대로 근로 조건 개선 압력을 넣고 있으나 정규 근무시간 외에 받는 높은 시간외 근로 임금 때문에 이에 반대하는 근로자들도 많다. 이 근로 조건 개선 움직임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박흥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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