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토니) 찰스 린튼 블레어, 53년 5월6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태생, 만 43세. 1일 실시된 총선에서 보수당의 18년 장기집권을 저지하며 영국 사상 최연소, 최초의 전후출생 총리에 오를 블레어 노동당수의 신상 명세이다. 그의 등장은 정권교체뿐 아니라 영국 지도층이 「비틀스에서 믹 재거 시대」로 젊게 개편되는 세대교체의 큰 상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블레어는 말 그대로 혜성처럼 나타나 영국민의 희망으로 급속히 자리잡은 「앙팡 테리블」이다. 83년 30세의 나이로 하원의원에 처음 당선된 뒤 11년만인 94년 노동당 지도자 존 스미스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당수직을 이으며 스포트라이트 중앙에 서게 됐다. 깨끗한 외모와 나긋한 말솜씨의 블레어는 「기름때 묻은 노조원과 큰 소리로 맥주조끼를 나누는」 이제까지의 노동당 지도자상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는 이렇다할 후계자를 갖지 못했던 보수당에는 「현실화한 최대의 악몽」이었다. 기실 블레어는 보수당이 꿈꿔 온 적자였다. 골수 보수당 집안에서 태어나 명문 페테스 스쿨을 거쳐 옥스퍼드대에서 법학을 전공하기까지 그자신도 보수당 성향임을 숨기지 않았다. 그렇던 그가 런던에서 노동관계법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며 노동당으로 선회했다. 노동당의 사회주의 가치관이 기독교적 윤리에 더 가깝다는 것이 독실한 성공회신자인 그의 이유였다. 그러나 개혁의 필요성앞에는 단호했다. 95년 「스탈린」이라는 비아냥에도 불구, 당헌 4조 수정과 노조 영향력 약화를 골자로 한 「신 노동당」출범을 이끌어 이번 승리의 밑바탕을 이뤘다. 노동당내 「대처 리즘」이 이식된 것이다. 또 14세때 버뮤다로 「도피」를 꿈꿨던 치기어린 낭만적 사고, 대학시절 장발머리의 록그룹 「추악한 소문」을 구성해 밴드활동을 한 자유주의정신, 영국민을 사로잡은 그의 매력중 하나이다.<윤석민 기자>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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