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가혹행위 지휘 책임 못면해”서울지법 민사합의14부(재판장 장경삼 부장판사)는 30일 히로뽕을 판매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무죄판결을 받은 박순창씨가 담당검사였던 차모검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차검사는 박씨에게 2백8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지금까지 수사기관의 불법행위에 대해 지휘책임이 있는 국가에는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돼왔지만 검사나 경찰관 등 개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차검사는 수사관들로부터 수시로 상황보고를 받고 이들의 수사를 지시한 만큼 사실상 불법감금과 가혹행위를 지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담당검사는 수사관들의 적법한 수사활동 및 인권침해 예방 등을 지휘·감독해야할 의무가 있으므로 수사관들의 불법가혹행위로 인해 원고가 입은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씨는 91년 12월 마약수사관이 자신을 강제로 연행해 인근 여관에 감금한 뒤 수갑을 채우는 등 가혹한 방법으로 자백을 강요,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나 무죄판결을 받고 4개월여만에 풀려나자 담당검사였던 차검사를 상대로 95년 소송을 냈다.<이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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