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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벗는 ‘소산’ 이권개입 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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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벗는 ‘소산’ 이권개입 비리

입력
1997.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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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양 외 3∼4개 업체서 직접 금품수수 혐의 포착도/측근 ‘대통령 아들’ 위세 업고 거대한 로비집단 기능김현철씨 비리혐의가 서서히 그 구체적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현철씨에 대한 숱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이권개입 부분은 그의 측근들이 개인적으로 저지른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검찰수사결과 현철씨는 청탁의 대가로 직접 거액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함께 현철씨가 측근을 통해 업체의 부탁을 받은뒤 관련부처와 해당공무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해왔을 개연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철씨는 국회 청문회에서 자신의 이권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수사에서 현철씨가 두양그룹 김덕영 회장으로부터 3억원을 직접 받은 것으로 밝혀져 현철씨의 당시 진술이 거짓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김회장측은 『현철씨는 경복고 후배로 가까운 사이여서 정치자금 명목으로 주었다』고 대가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회장측이 신한종합금융 소유권을 둘러싸고 양정모 전 국제그룹회장과 법정분쟁을 벌이고 있는 것과 관련, 로비자금으로 건넸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수사결과 현철씨와 그의 측근들은 지역민방, 이동통신 등 현정부 들어 추진된 주요 신규사업에 거의 빠짐없이 개입해 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역민방 선정건만 관련해서도 거평그룹과 광주 라인건설, 대전 삼정건설 등 3개 업체가 현철씨 측근인 김희찬씨와 박태중씨에게 청탁성 돈을 주었다. 물론 이들이 실제로 현철씨에게 돈을 전달해주고 영향력 행사를 부탁했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검찰은 일단 김희찬씨의 경우 현철씨와 무관하게 거평그룹을 상대로 개인적인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박태중씨는 라인건설 공병곤 부회장한테서 『공보처에 부탁을 해줘서 고맙다』는 뜻으로 사후에 돈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현철씨를 통해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태중씨는 또 지난해초 임광토건으로부터 주파수공용통신(TRS)사업자로 선정되게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2억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그동안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을 둘러싸고 제기됐던 개입의혹도 사실로 판명됐다. 이들은 신규사업 뿐 아니라 세무조사와 고속도로휴게소 운영권, 대북 접촉허용 등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업체와 이권을 연결해 주는 거간꾼 노릇을 충실히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비리 차원을 넘어 대통령 아들이라는 위세를 등에 업고 공공연한 로비집단으로 기능해왔음이 밝혀진 것이다.

검찰은 그러나 지금까지 수사에서 드러난 현철씨와 측근들의 비리도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30일 알선수재와 변호사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한 박태중씨와 김희찬씨를 상대로 기소때까지 계속 수사, 추가 비리혐의를 밝혀낸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특히 박씨가 지역민방 및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에 적극 개입해온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당시 신청업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금품제공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지역민방 사업자 선정 당시 사업권을 따내려면 현철씨에게 줄을 대야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다는게 업체관계자들의 증언』이라며 『다른 업체들도 돈을 건넸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현철씨가 두양그룹 외에도 3∼4개 업체로부터 직접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포착하고 업체 관계자들과 주변인물들을 상대로 금액과 대가성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 두가지 드러난 것만으로 현철씨를 사법처리해 사건을 종결하면 여론이 가만 있겠느냐』며 『검찰이 포착한 모든 혐의에 대해 충분한 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철씨 사법처리는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 내달 10일께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김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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