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5억 제의에 30억 요구/자료 있는척 잘못말해 문제 발생”29일 저녁 신한국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김재덕씨는 여러가지로 앞뒤가 맞지않는 이야기를 했다. 김씨는 자신이 지출한 대선자금 규모에 대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상식적으로 납득가지 않을 것』이라며 스스로의 대답에 대한 「자평」을 하기도 했다. 김씨는 또 『자료가 없었다면 국민회의측에 30억원을 요구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 『자료를 줄 생각이 없다는 의사표시로 그랬다』고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을 했다.
그는 『그렇다면 자료를 갖고 있다는 말이냐』고 묻자 『처음에 있는 척 해서 일이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발뺌했다. 또 『국민회의 오길록 실장과 함께 외국에 갔을 때 자료 이야기를 했느냐고 묻자 『전혀 그런적 없다』고 답했다가 오실장이 공개한 녹음테이프 이야기를 들이대자 이를 번복했다.
서울시립대 행정학과를 나온 김씨는 84년 민정당 사무처요원 공채6기로 입당했고, 87년부터 92년 대선까지 5년간 당 경리실에서 근무했다. 대선당시 김씨는 경리실 대리로 홍보단 등 20여개 당 조직에 대한 자금지출을 담당했다.
―대선당시 지출단위는.
『어떤때는 10억원쯤 되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
―국민회의 이종찬 부총재를 만났나.
『지난해 3월초 대전 유성으로 찾아와 자료를 달라고 했으나 거절했다. 국민회의 오실장이 총선전인 4월6일께에 와서 「자료를 주면 5억원을 주겠다」고 했다. 권노갑 부총재와 이야기됐다고 하면서 총선끝나고 제1당이 되면 5억원을 더 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현금으로 30억원과 김대중 총재 친필각서를 달라고 요구했다』
―자료가 없으면 없다고 말하면 되지 굳이 돈을 달라고 한 이유는 무엇인가.
『나름대로 생각이 있었다』
―지난해 5월 정무장관실이 지원한 정당간부 해외시찰때 오실장에게 자료 이야기를 했나.
『전혀 없었다』
―그렇지만 오씨가 여행당시 녹음한 테이프에는 「자료가 있지만 파기시켰다」고 말한 것으로 돼 있는데.
『처음에 있는 척 말을 잘못 꺼내서 그렇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증빙자료를 갖고 있다고 하면 나중에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신한국당에서 마지막으로 잘릴 사람이라고 우스개소리를 하고 그랬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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