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터널 “그래도 희미한 빛이 보인다”/경기선행지수 꿈틀 “주목할만한 반등징후” 기대/“바닥 찍었나”로 경기논쟁… 급속회복은 없을듯불황의 터널을 벗어나고 있는 걸까.
「굿 뉴스」와 「배드 뉴스」가 있다. 95년말부터 곤두박질치고 있는 경기가 아주 희미하나마 반등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과 설령 반등을 하더라도 대단히 완만하게 상승, 체감경기까지 좋아지려면 한참 시간이 걸릴 것같다는 전망이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산업활동동향」과 「고용동향」, 「4월중 소비자물가 동향」 그리고 한국은행의 「3월중 국제수지 동향」 등을 종합하면 이런 결론이 나온다.
우선 좋은 소식. 경기선행지수가 마침내 고개를 들었다. 선행지수는 가까운 장래의 경기를 예측하기 위해 만든 「도구」. 올 3월에 160.5를 기록(기준 90년=100), 2월에 비해 0.8% 올랐다.
선행지수는 그동안의 5차례 경기순환을 종합분석해 보면 실제 5.2개월 앞서 「예언」을 해왔지만 산업구조가 많이 바뀐 점을 감안하면 가장 최근의 경기순환 과정에서 보여준 7개월 정도의 예측력이 현재로서는 더 설득력이 있다. 따라서 3월에 선행지수가 소폭 반등했다는 것은 한국경제의 바닥점이 가을, 좀더 구체적으로는 10월 안팎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계청의 강병일 통계조사국장은 『몇달 더 지켜보아야겠지만 주목할 만한 징후임에는 틀림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3, 4월이 바닥이며 5월부터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는 한국개발연구원이나 4월 저점설을 제기한 일부 민간 연구소의 주장보다 다소 앞서기는 하지만 대체로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선행지수가 「천리안」은 아니다. 96년 5월부터 연말까지 내리 8개월동안 「좋아질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더 나아가 3월의 선행지수 반등이 『결코 바닥의 징후로 볼 수 없다』고 해석하는 전문가도 있다. 재경원의 정지택 정책심의관은 『3월중 산업활동동향을 들여다보면 비록 생산이 크게 늘었지만 이는 지난해 3월의 생산활동이 워낙 저조했던 특수성 때문이다. 게다가 생산활동이 늘었다 해도 출하와 소비가 증가하지 않고 재고도 꿈적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실 판단하기 힘들다. 생산은 96년 3월에 비해 9.1%나 증가했는데도 출하는 2월의 5.0%에서 5.7%로, 도·소매판매가 3.3%에서 3.9%로 횡보했고 재고도 줄지않고 13.6%에서 13.8%로 옆걸음질쳤다. 「생산증가→출하 판매 증가+재고 감소」는 호경기의 상식. 따라서 이번 반등은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는 셈이다.
다행스러운 대목은 국제수지 동향(잠정). 경상수지 적자의 증가세가 둔화됐고 기계류와 자동차의 수출이 다소 회복되면서 무역수지의 증가세가 둔화된 점이다.
나쁜 소식은 반등세로 돌아서다라도 종전처럼 바닥을 치며 경기가 급상승하는 「계곡형」이 아니라 바닥을 스치며 지나가는 「분지형」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 부분은 상당수 전문가들이 일치한다. LG경제연구원의 이용만 박사는 『3분기에 저점을 통과하더라도 워낙 완만하게 통과해 체감경기의 호전을 경기에 가장 민감한 기업조차 뒤늦게 깨닫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김경철 기자>김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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