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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현대음악 살리는 ‘혼의 연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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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현대음악 살리는 ‘혼의 연주회’

입력
1997.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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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음악연·부암피아노소사이어티 등 잇단 창단무대/고전·낭만레퍼토리 일색 음악회 풍토에 신선한 바람작곡가가 아무리 좋은 작품을 써도 연주되지 않으면 묻혀진다. 첼로의 「성경」으로 모셔지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은 그의 사후 150년 만에 발견됐다. 쇤베르크를 비롯한 20세기 초 음악의 혁명가들은 처음 외면당했지만 21세기를 앞둔 지금은 상당수가 걸작의 숲에 안착했다.

한국작곡가들은 어떤가. 유감스럽게도 연주되는 일이 드물어 무엇을 쓰고 있는지, 사장되는 보석은 없는지 알 길이 없다. 크고 작은 음악회가 일년 내내 홍수를 이루지만 대부분 고전·낭만레퍼토리를 맴돌고 현대음악이나 한국작곡가의 작품은 빠져 있다.

이러한 사회적 무관심 속에서도 작곡단체들은 해마다 봄 가을로 발표회를 한다. 아무도 연주해주지 않으니 작곡가들이 자기 주머니를 털어 어렵게 음악회를 꾸린다. 올해도 창악회, 21세기악회가 지난달 발표회를 연데 이어 한국여성작곡가회, 작악회 등이 5월에 발표회를 갖는다. 특히 창작과 현대음악 활성화를 표방하는 새 단체 창작음악연구회(대표 황철익)와 부암피아노소사이어티(리더 이기정)가 탄생, 첫 무대를 마련한다.

창작음악연구회는 「현대음악은 왜 꼭 어려워야 하는가」라고 반문한다. 현대적 기법을 쓰면서도 느낌이 있는 음악을 쓰는 데 동의하는 중견작곡가 26명이 모였다. 5월2일 하오 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김중석, 나인용, 윤해중, 허방자, 백병동, 김용진, 황철익과 신인 정영희 등 7명의 피아노곡을 발표한다. 이 단체 회원의 작품을 모은 「현대피아노곡집」이 지난해 10월 음악춘추사에서 나왔다. 부암피아노소사이어티는 30대 초반의 젊은 피아니스트 10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은 현대음악과 한국창작곡 연주를 목적으로 한다. 대부분의 연주자가 이를 기피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반가운 의욕이다. 5월11일 하오 5시 7시 부암아트홀에서 각자 선택한 곡으로 창단연주회를 갖는다. 윤이상, 백병동, 임지선, 이영조 등 10명의 작품이 연주된다.

창작곡 연주회에 갔다가 시간낭비만 했다고 후회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동시대의 음악을 만날 기회는 그것 뿐이다. 혹 걸작의 초연을 지켜보는 행운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시대 우리 작곡가의 작품에 관심을 가져보자. 창작곡 연주회는 대부분 무료다.<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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