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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떼기냐 혹붙이기냐/‘현철씨 사법처리’ YS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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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떼기냐 혹붙이기냐/‘현철씨 사법처리’ YS에게는…

입력
1997.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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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도 처벌” 정치부담 덜고 위상회복/‘동반책임론’ 제기땐 막다른 골목 몰려김현철씨의 사법처리는 김영삼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까.

현철씨가 국회 청문회에 나가기 전만해도 여권내에서는 『김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득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단연 우세했다. 『크게 추락해 있는 김대통령의 위상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김현철 청문회」에 대한 여론이 좋지않자 이런 낙관적인 시각은 점점 힘을 잃고 있는 형국이다.

대신 그 반대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어 여권의 고민을 가중시켜주고 있다. 심지어 소수이긴 하지만 김대통령이 「막다른 골목」에 몰리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어 주목된다.

김대통령에게 있어 현철씨의 사법처리를 「악재」로 생각하는 측이 드는 논리중 첫째는 아들과 아버지의 「동반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이다. 이들은 『현철씨의 불법사실이 확인되면 이는 곧 아버지인 김대통령의 책임으로 봐야한다는 여론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렇게 되면 결국 김대통령이 정치, 윤리적인 책임을 모두 떠 안아야 되고 여권으로서도 속수무책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 민정계 여권인사는 『YS의 책임을 주장하며 5월들어 학생들이 거리로 나오고 여론이 동조할 경우 여권핵심부는 진퇴양난의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를 막기 위해 적어도 정치권차원에서는 현철씨 사법처리가 한보정국의 끝내기 절차라는데 공감대가 이뤄져야한다』며 지도부의 적절한 대처를 촉구했다.

반면 이런 시각을 「기우」로 치부하는 의견도 적지않다. 『현철씨를 사법처리함으로써 오히려 김대통령은 큰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 민주계인사는 『여론과 야당이 모두 김대통령에게 현철씨문제의 처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을 주목해야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는 곧 김대통령을 현철씨 사법처리의 「주체」로 인정하는 것이며 김대통령이 아들문제로부터 차단돼 있다는 반증』이라고 강조했다.

그런가하면 현철씨만 사법처리하면 야권도 김대통령에게 더이상 공세를 취하지 못하리라는 기대섞인 전망도 있다. 『3김씨는 정치적으로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있다. 이와함께 『정서상 여론이 아들을 자신의 손으로 감옥에 보낸 아버지를 더이상 막다른 골목으로 몰기야 하겠느냐』며 「동정」을 기대하는 심리도 엿보인다.

이처럼 두가지 시각이 워낙 팽팽히 맞서있는 탓에 현철씨 사법처리이후의 YS위상을 점치기란 매우 힘든게 사실이다. 다만, 현철씨의 비리유형과 규모가 변수가 될 가능성은 크다. 이에 따라 여론의 향배도 달라질 수 있다. 또 「정치 9단」소리를 듣는 김대통령 자신이 아들의 사법처리를 어떻게 평가해 활용하느냐에 국면이 달라질 여지도 충분히 있다. 결국 현철씨의 사법처리는 여권에게 문제의 끝만은 아닌 것이다.<신효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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