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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취업 빙하기”/명문대생도 전형탈락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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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취업 빙하기”/명문대생도 전형탈락 속출

입력
1997.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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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채용계획취소 잇달아/아르바이트 구인요청도 급감한보 삼미 등 대기업의 잇단 부도사태로 대학가가 「취업 빙하기」에 접어들었다. 상반기 30대 기업 신입사원 채용에서 이른바 명문대학 성적우수자들마저 서류전형에서 대거 탈락하고 있다. 여기에다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하기 어려워 대학생들의 「체감 불황」은 어느때보다 심각하다.

27일 각 대학에 따르면 올 상반기 30대 기업 채용인원은 지난해 9천5백명에서 7천5백명으로 26% 줄고 경쟁률도 9대 1에서 12대 1로 치열해졌다. 금융개혁을 앞둔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도 지난해와 달리 올 상반기 거의가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고 있다. 상반기 금융기관 신입사원 선발은 한불종금과 장은렌탈이 고작이며 보람은행은 채용 계획을 세웠다가 취소했다. 서강대의 경우 지난해 이맘때쯤 대기업으로부터 2백∼3백건의 구인추천서를 받았으나 올해는 인턴사원까지 포함, 50여건이었다.

이 때문에 취업재수를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해외로 어학연수를 떠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연세대 대학원 관계자는 『후기대학원 특차모집 마감결과 지난해보다 10%가량 늘어난 5백35명이 지원했다』며 『5월초 일반전형에서는 지원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영문과 4학년 신모(25)씨는 『상반기 LG그룹에 응시했다가 낙방, 어학연수나 대학원 진학을 생각중』이라며 『올들어 면접기회도 갖지 못하고 서류전형에서 낙방하는 학생들이 태반』이라고 말했다.

과외 등 아르바이트마저 동이 났다. 서울대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하루 평균 20여건이상의 아르바이트 구인요청이 접수됐으나 올해는 하루 10∼15건에 불과하고 그나마 설문조사요원 등 「1회성」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연세대도 학원 논술채점 아르바이트 자리를 제외하고는 구인요청이 뚝 끊겼다. 상경대 대학원생 김두한(27)씨는 『주머니사정이 어려워 쩔쩔매는 학생들이 부쩍 늘어났다』며 『대학촌의 상가도 매상이 격감해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취업정보실 김농주(45) 주임은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계획보다 적게 선발하고 있다』며 『불황이 대학생 취업전선에 빙하기를 몰고왔다』고 말했다.<이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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