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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숭동 영화전문숍 키노(문화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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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숭동 영화전문숍 키노(문화전문점)

입력
1997.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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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련 포스터·대본·음반… 여기 없으면 없다정보에 목마른 영화 마니아들이 해갈을 하는 곳―서울 동숭동 동숭아트센터 지하 1층의 「키노」(02―745―1838)이다. 91년 문을 연 당시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서울에서 유일한 영화전문 토털숍이다.

그러나 거창한 상상은 금물. 15평에 불과한 좁은 공간에 포스터, 서적과 대본, 음반, 비디오, 엽서 퍼즐 인형 컵 등 캐릭터상품, 팸플릿 등이 자리를 비집고 들어찼다.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은 역시 포스터다. 교보문고 등에도 영화 포스터 판매코너가 있지만 물건의 다양성에 있어서 이 곳을 따라 갈 곳은 없다. 「시민 케인」 「카사블랑카」 「티파니에서 아침을」 「로마의 휴일」 등 유명하면서도 오래된 영화 포스터들은 키노에서가 아니면 구하기 쉽지 않다. 400∼500종의 포스터 가격은 크기에 따라 1만1,000∼1만5,000원. 작가들의 아트포스터는 크기와 상관없이 4만원까지 한다.

이밖에 음반 및 CD 1,000여종, 대본 200여종, 서적 400여종, 비디오 100여종 등 비치된 물품들은 수적으로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일반 서점이나 음반점에선 눈에 띄지 않는 물건들이다. 키노에 없으면 없는 것이다.

수요는 적다. 그러나 욕구는 절실해 간혹 지방에서 먼걸음을 한다. 제주도에서 올라와 책 2권을 사 간 적도 있다. 드라마 배경소품으로 쓰기 위해 방송사 스태프들도 포스터를 찾는다.

영화에 관심있는 이들에게 키노는 꽤 알려져 있어 손님의 70% 이상이 일부러 찾아 오는 이들이다. 구매욕구와 대상이 뚜렷한 이들은 베스트셀러보다 스테디셀러를 만든다. 점원과 손님 사이엔 물건과 함께, 마니아로서의 공감대가 오고 간다. 영화배우 김선재씨처럼 키노의 오랜 단골로서 영화업계에 진출한 이들도 있다.

대표를 맡고 있는 이재순(34)씨 역시 영화제작의 꿈을 안고 사는 마니아다. 뜻맞는 이들끼리 영화워크숍을 시작한 게 88년. 그런 친구중 한명이 곧 개봉할 영화 「3인조」의 박찬옥 감독이다.

그러나 키노에서 넘실대는 욕망의 대상은 대부분 수입품이다. 포스터만 해도 해외에서 한국 것을 사가는 경우가 드문 만큼 포스터를 전문적으로 생산해 내는 업체가 없기 때문이다.<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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