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방지협약 종금사 모두 동참으로 “정상가동”진로그룹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채권이 앞으로 3개월 가량 유예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도방지협약 참여조건을 놓고 은행권과 줄다리기를 벌였던 종합금융사들은 진로그룹에 대한 추가여신(긴급지원자금)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조건아래 협약에 모두 가입하게 됐다. 종금사 등 제2금융권이 은행권의 진로그룹지원에 동참키로 한 것이다.
진로그룹 채권은행단의 한 관계자는 26일 『금융기관들의 진로그룹에 대한 채권은 1차로 자산실사가 진행되는 동안 유예되며 실사기간은 계열사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3개월 안팎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채권유예기간을 더 연장할지, 아니면 여신회수에 들어갈지는 실사후 다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영권포기각서 요구와 관련, 『각서요구는 자구계획이행의 촉구차원이지 경영권박탈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진로그룹의 69개 채권금융기관들은 28일 하오 개최될 제1차 채권금융기관 대표자회의에서 진로 계열사별 채권유예기간 및 긴급자금지원규모 등 세부내용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은행연합회는 협약상 최대쟁점이던 종금사의 참여여부를 놓고 25일 심야회의를 벌인 끝에 「종금사들을 협약에 모두 가입시키되 긴급자금 지원의무는 은행이 전담한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당초 은행권은 25일 이동호 은행연합회장과 김주일 종금협회부회장의 긴급회동을 통해 종금사의 「추가여신면제」요구를 수용했음에도 불구, ▲종금사들을 일단 협약에 모두 가입케한뒤 여신부담을 면제할 것인지 ▲참여 여부를 종금사 자율에 맡기되 가입할 경우엔 여신부담을 지게 할 것인지에 대해선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김종성 은행연합회 부회장은 『가입을 자율의사에 맡길 경우 참여하는 종금사는 하나도 없을 것』이라며 『협약이 애초 종금사들의 무차별적 여신회수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이상 종금사가 불참하는 협약은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 35개 은행장들은 28일 채권단 대표자회의에 앞서 별도 모임을 갖고 추가여신은 은행이 전담한다는 내용으로 부도방지협약 규정을 개정할 방침이다. 다만 외국은행 국내지점과 담보가 넉넉하고 장기대출을 취급한 증권·보험사는 가입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제2금융권의 동참으로 부도방지협약은 28일부터 정상가동이 가능해졌으나 모든 추가여신을 은행이 부담토록 규정이 바뀜에 따라 향후 제2, 제3의 진로사태 발생시에도 자금지원의무를 계속 은행이 전담해야 하는 등 협약은 커다란 불씨를 안게 됐다. 또 은행들은 종금사의 자금지원의무가 면제된 만큼 향후 여신회수단계에선 우선권을 행사할 방침이어서 또한차례 종금사들의 반발이 예상된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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