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이민 한인 생활상 추적/“대부분 한국서 식당·사업/안정된 생활찾아 다행”29일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동포사회에 아직도 채 아물지않은 상처를 남겨놓은 LA흑인폭동 발생 5주년이 되는 날이다.
저명한 동포언론인으로 현재 LA타임스 기자인 코니 강(한국명 강견실·54·여)씨가 「폭동, 그 이후」를 취재하기 위해 지난 22일 내한했다. 강씨는 92년 당시 폭동으로 하루아침에 생계를 잃거나 현지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역이민을 떠나온 동포들의 한국에서의 삶을 취재하고 있다.
강씨는 『폭동이후 LA지역에서만 동포 3,000여명정도가 고국으로 되돌아갔으며 이들중 반수 가량은 폭동의 직접적인 피해자거나 적어도 폭동이 역이민의 한 계기가 된 경우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동포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역이민자의 상당수가 미국에서 끝내 뿌리내리지 못한 것처럼 한국에서도 자칫 적응에 실패, 또다른 「이방인」으로 남아있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것이 사실. 그러나 강씨는 『역이민자 대부분이 식당운영이나 사업 등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으며 개중에는 아예 어렵게 따낸 미국 시민권까지 흔쾌히 포기한 이들도 많았다』고 소개했다.
『한·흑인 두 문화간의 가교역할이 임무』라고 말하는 강씨는 실제로 폭동이후 매년 LA타임스의 특집기획기사를 통해 한국문화와 역사 등을 적극적으로 알림으로써 갈등요인을 줄이고 상처를 치유하느라 애쓰고 있다.
한·흑인을 포함한 인종갈등의 주원인을 「서로에 대한 무지」라고 규정하는 강씨는 『장기적으로 92년의 폭동은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미 서로 다른 문화를 몸으로 체험한 바 있는 역이민자들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씨는 이와 함께 『미국을 찾는 정치인, 경제인들도 한인사회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메시지를 가지고 미국 언론과 실력자들을 만나 한국을 정확히 알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64년 뉴욕지방신문사에서 언론인생활을 시작한 강씨는 잠시 귀국, 67년 코리아 타임스 기자로 일했고 3년여동안 한국외대에서 교수생활을 하기도 했다. 또 87년부터 3년간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지의 한국특파원으로 민주화운동을 취재했으며 후에 이 신문사의 논설위원도 지냈다. 95년 한국을 소개하는 「내고향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던 강씨는 지금은 한국문화를 주제로 한 소설 「팔자」를 집필중이다.<김동국 기자>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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