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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불위권한 소문이 사실로/김현철씨 공천개입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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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불위권한 소문이 사실로/김현철씨 공천개입 실상

입력
1997.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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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논의과정서 자기사람 심어/당후보대신 무소속후보 지원도/“뭔가 거창한 계획 있지 않았나” 추측 무성15대 총선전 신한국당의 공천작업이 한창 진행될 때, 당 주변에는 『소산에 얘기 해보라』는 말이 나돌았다. 공천을 받으려면 김현철씨의 조력이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특히 공천경합이 치열한 지역에서는 「김소장(현철씨 지칭)이 누구를 민다더라」는 식의 소문들이 끊이질 않았다.

김씨가 25일 청문회에서 공천개입을 시인하자, 소문이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오히려 더욱 살을 붙여가며 확산되고 있다. 만약 정가의 뒤안길에서 나도는 풍문대로라면, 김씨는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한 셈이 된다. 아울러 당시 신한국당 강삼재 총장, 청와대 이원종 정무수석은 김씨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었다는 추론이 성립하게 된다.

당사자격인 강 전총장이나 이 전수석은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펄쩍 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의 공천실무자들도 『공천심사에서 우선권은 역시 공조직에 있었다. 현철씨의 위력은 과장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 김씨가 적극적으로 지원했으나 낙천된 경우도 있다. 신한국당의 공천을 못받고 무소속으로 출마, 당선된후 다시 입당한 원유철 의원이 대표적 케이스다. 당시 국회의장인 황낙주, 김종하 의원이 버티고 있는 경남 창원을, 창원갑에 김씨의 조력을 받은 최일홍 전 경남지사와 김규칠 전 KBS해설위원이 도전했다가 낙천된 것도 비슷한 사례다.

그러나 원의원은 김윤환 당시대표가 김영광 전 의원을 강력히 후원해서 공천을 받지 못했으며 최일홍, 김규칠씨는 상대가 중량급이고 여론조사에서 워낙 차이가 많이 나 낙천됐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는 일반적 상황과는 다르다는게 중론이다. 오히려 당 실무진의 회의적 판세분석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P, P, K씨, 경남의 S씨 등은 공천을 따내기도 했다. 따라서 김씨의 영향력은 현지사정에 의해 가감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분명한 사실은 김씨가 공천과정에 개입했다는 점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여론조사나 현지 판세분석 자료를 놓고 공천책임자들과 논의하는 방식으로 개입했다는게 정설이다. 이 과정에서 강 전총장, 이 전수석이 염두에 둔 후보와 김씨의 지지인사가 맞아떨어지면, 해당 공천자는 「현철 사람」으로 확대 해석되는 경우도 적지않았다.

김씨는 선거과정에도 개입했다는게 정설이다. 자신이 추천한 후보는 물론 평소 친하게 지내던 소장파 후보 20∼25명 정도를 선별해 선거실무자들을 파견했다는 것이다. 특히 경기 평택갑의 경우 민정계인 김영광 후보 대신 무소속으로 출마한 원유철씨를 지원하기도 했다. 일부 후보에게는 상당액수의 선거자금이 건네지기도 했으며, 선거경험이 적은 후보에게는 지역판세분석 등 방대한 자료를 제공했다. 파견 실무자들은 주로 과거 대선때 나사본에서 활동하던 요원들이며 그 책임자는 최동렬 정대희씨 등으로 알려져 있다. 김씨가 이처럼 선거지원에 애를 쓴 대목을 놓고 그가 뭔가 거창한 계획을 가진게 아니냐는 추측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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