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아들처리·민주계 제어·정국카드 난제/이 대표차별화전략 어려워 공동책임 빠질라…김영삼 대통령과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가 시국처방의 「숨은 그림」을 찾기위한 동병상련의 고민에 빠져있다.
우선 김대통령은 아들에 대한 사법처리를 지켜봐야 하는 고통도 고통이지만 대통령에 대한 총체적 책임론이 대두될 것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아들의 사법처리로 동정여론이 확산돼 민심이 돌아와 준다면 다행이겠으나 그럴 가능성이 현재로선 희박하다. 국면전환을 서두르지 못할 경우 국정운영계획에 차질을 빚게 될 것임은 불문가지다. 퇴임이후 문제에 대한 걱정도 시간이 지날수록 가중될 수 밖에 없다. 과거와 같이 「깜짝쇼」의 반전카드를 쓸 수도 없다.
황장엽과 남북관계가 정국변수일 수 있겠으나 이역시 자칫하면 정치적시빗거리를 낳을 수 있다. 자신의 정치적 자산인 민주계가 상처투성이이고, 무엇보다 민주계 핵심세력의 반발기류를 제어하기가 쉽지않다.
이대표는 한보와 김현철 스캔들의 직접 책임과는 무관하지만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시국수습의 일차적 책임을 떠안고 있다. 당총재인 김대통령을 보좌하는 당대표 입장에서 솔직히 「영식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처방을 제시하기가 어렵다.
차기대권을 염두에 둔 입장에서 덮어놓고 차별화전략을 구사할 수도 없다. 가령 92년 대선자금을 공개해 문제의 근원부터 도려내자는 식의 얘기는 여간해선 꺼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김대통령과의 신뢰관계구축은 그자체가 대표의 프리미엄임을 모를리 없다. 당내 최대계파인 민주계와 김대통령의 반목이 심화하는 양상도 그대로 방치할 수 없는 형편이다.
다른 대선주자들의 견제용 협공은 그래도 견딜만 하다. 문제는 김대통령과 함께 총체적 난국의 공동책임을 지게 될 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김대통령은 최근 이대표의 주례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아들문제와 관련해 매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이대표 역시 한 사석에서 『김대통령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마음은 다 똑같은 것』이라고 동정을 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대표의 한 측근도 26일 『시국해법과 관련해 김대통령과 이대표의 생각이 완전히 다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6일 신한국당 당직자회의의 주제는 역시 「김현철 청문회」였다.
김현철씨도 반성과 사죄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증폭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우려가 많았다. 앞으로 검찰조사를 지켜봐야겠지만 한보정국을 벗어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므로 정치권은 일단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자는 결론이었다. 이대표가 내린 지침도 민심의 향배를 정확히 분석하면서 정치구조개선노력에 우선 주력하자는 지극히 원론적인 것이었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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