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적극 해명『제가 아는 범위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사실 없습니다』 『그 문제에 대해 잠시 말씀드려도 괜찮겠습니까』
박태중 (주)심우 대표와 김기섭 전 안기부운영차장, 그리고 모든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돼온 대통령 차남 김현철씨가 국회 한보 청문회에서 각각 즐겨 썼던 말들이다. 김씨와 김씨 측근들의 증언 태도는 완곡한 부정에서 강한 부정으로 부인의 강도가 높아져 갔고 마침내는 적극 해명으로 이어 졌다. 김씨는 적극 대처가 필요한 의혹제기에 대해서는 사전에 충분한 연습을 한듯 양해를 구하는 형식으로 해명기회를 만들어 나갔다.
김씨는 고위직 인사 등 국정개입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하는듯한 태도를 취했다. 김씨는 그러나 그마저도 자식된 도리를 내세워 「소통령내지는 소산」으로서가 아닌 「부자지간」의 일로 몰아가려고 애썼다. 대통령의 아들로서 자신의 처신이 도덕적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있을지언정 사법처리의 대상이 될 만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는 그의 주장은 이같은 태도를 더욱 극명하게 보여줬다. 의원들의 신문에 가능한 공손하고 겸손한 태도를 보이려고 애쓰는 모습이나 김덕룡 의원에 관한 질문에 이르러서는 눈물을 보인 것 등은 전략적인 대응으로 해석될만 했다. 비난여론을 무디게 하고 동정론에 호소하기 위한것 이라는 해석이 가능했다.
이와함께 김씨는 박태중씨와 김기섭씨 등 먼저 증인으로 나선 측근과 「이미 입을 맞췄을 것」이라는 세간의 눈초리를 의식한듯 의도적으로 엇갈리는 진술을 하기도 했다. 박씨가 김씨의 사무실 운영을 위해 인건비를 대줬다고 한데 대해 김씨가 이를 부인한 것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지난 22일 제일 먼저 증인으로 나섰던 박씨는 침착하고 정리된 어조로 자신과 김씨와 관련된 의혹들을 부인했다. 박씨가 「내가 아는 한」이라는 단서를 달아가며 부인한 것은 자신이 김씨와 다른 길을 갔음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반해 23일 청문회에 출석했던 김기섭씨는 안면근육경련으로 눈살을 찌프려 가며 신경질적인 태도로 자신 및 김씨에 관련된 의혹들을 강력히 부인했다.<고태성 기자>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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