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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마저 각본 아니냐” 분노/김현철 청문회­국민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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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마저 각본 아니냐” 분노/김현철 청문회­국민 반응

입력
1997.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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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마저 각본이 아니냐고 할 정도로 부인으로 일관하는 김현철씨 증언에 대한 국민의 반응은 차가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착잡하게 TV화면을 지켜보던 국민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역시나 하며 실망하고 분노했다. 국민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청문회 의원들의 알맹이 없는 질문에 대해서도 쏟아졌다. 여야 담합의 의혹마저 제기하는 국민도 있었고 청문회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전국의 취재망을 총동원, 김현철 청문회에 대한 생생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편집자 주> ◎수도권/구태의연한 변명·부인 일관/우롱당한 느낌들어

▲장동진(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원들의 준비부족 등으로 의혹을 푸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언론보도에 의존한 신문으로는 모든 사실을 알고 감추려는 증인을 당할 수 없게 돼있다. 의혹이 풀리지 않은채 다음 정권으로 넘어간다면 김영삼정부도 청문회신세를 면키 어려울 것이다. 검찰이나 법원 등 제도적인 장치를 통해 의혹을 밝히려는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 만약 여당이 정치적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국민들의 불신감을 증폭시켜 그 평가는 대선에서 드러날 것이다.

▲이원희(43·아주대 법학과 교수)=청문회의 한계를 본것 같아 씁쓸하다. 특히 현철씨는 의원들의 질문에 다소곳하게 답하는듯 하면서도 본질적인 문제에 들어갔을때는 교묘히 피해가는 「이중전략」을 구사해 「연기연습」도 많이 한것같다. 성실한 모습을 보이려는 노력도 「트릭」이었다. 또 눈물을 흘리는 등 국민의 동정심을 살려는 제스처도 불만스러웠다.

▲박재한(46·상업·인천 남동구 만수동)=문민정부들어 최대의 실정인 경제파탄과 국정혼란을 야기시킨 장본인이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기보다는 구태의연한 변명과 부인으로 일관하는 것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던 현철씨의 이권개입 여부를 철저히 규명해야 두번 다시 같은 선례를 남기지 않을 것이다.

▲김준호(30·K생명 영업부)=김현철씨가 국정개입을 인정하고 자책감을 느낀다고 자백하는데도 의원들은 구체적인 부정사실을 추궁하는데 미흡했다. 여야의 담합의혹마저 든다. 증인을 복수로 세워 대질시키는 방식의 청문회가 바람직하다. 당당하고 소신있게 의견을 개진한 박경식씨와 감질나는 답변으로 잠시 위기를 모면하려는 김현철씨를 대질시킨다면 의혹이 보다 명백해질 것이다.

▲남우도(21·서울대 경제3)=검찰수사도 무사히 빠져나간 김현철씨가 청문회에서 의혹의 전모를 밝히리라고는 예상도 않았다. 청문회도중에 눈물을 보인 것은 참회의 의미가 아니라 여론의 동정을 사자는 전략에 다름아니다. 일부 국정개입사실을 시인한 것도 알맞은 선에서 정치적해결을 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구체적인 법적책임의 공방은 청문회보다 특별검사를 임명해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창옥(43·주부·성남시 분당구 초림동 양지마을 한양아파트 521동)=예상했던대로 부인 일관이었다. 국민을 대표해서 질문하는 청문회에서 그동안 밝혀졌던 사실마저 부인하는 김현철씨의 답변태도를 보고 사회엘리트층의 민주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음을 느꼈다. 더구나 여당의원들의 김현철씨 감싸기는 정도를 넘어서 믿고 뽑아준 유권자를 우롱했다는 생각이 든다.

◎영남/일부 여당의원 노골적 봐주기 불쾌

▲안철현(경성대 정외과 교수)=청문회에 나오기전 상당기간 연습을 한 탓인지 겸손하게 대답하려는 흔적은 엿보였으나 의원들의 질문에 자신을 해명하려는 대목에서는 감정을 삭이는 것이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 반면 의원들은 현철씨의 국정개입에 대한 명확한 증거없이 시시콜콜한 사건의 진위여부에만 매달리는 것 같아 아쉬웠다.

▲함종원(43·회사원·부산 해운대구 우2동)=이날 청문회를 통해서도 김현철씨와 관련된 각종 의혹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 아쉬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대통령 친인척의 국정개입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 다시는 이같은 불행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창원(25·부산대 영문과 4년)=국정개입 의혹으로 엄청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장본인이면서 각종 의혹을 시원하게 해소하기는커녕 변명으로 일관하는 증인의 태도에 몹시 불쾌했다. 특히 신한국당 의원들은 현철씨에게 질문보다는 해명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등 노골적인 봐주기가 두드러져 청문회 본질을 흐려놓았다.

▲이종오(계명대 사회학과 교수)=현철씨가 진실을 밝히지 않고 의혹을 호도하고 있어 전두환-노태우 두 전대통령처럼 다음 정권때 다시 수사하는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고 이에 따른 국력낭비를 초래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든다. 현철씨가 진실을 감추더라도 12월 대통령선거에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영호(38·상업·대구 수성구 범어3동)=현철씨가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솔직하게 밝힐 것을 기대했는데 대부분 부인하거나 「모른다」로 일관해 실망스럽다. 의원들이 신변에 관한 질문을 할 때 현철씨가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호남/진술내용 허위있으면 엄벌 뒤따라야

▲변동현(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수사권한이 없는 청문회에서 증인을 대상으로 비위사실 등을 새롭게 밝혀내기는 한계가 있겠지만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증인이 전면 부인한 것에 대한 검증은 반드시 필요하다. 김현철씨가 진실을 숨기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진술내용에 허위가 있다면 엄벌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신환철(46·전북대 행정학과 교수)=잘못을 무조건 인정하는 것 같으면서도 결정적인 질문에는 부인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며 김씨의 눈물 또한 각본에 의한 것처럼 느껴졌다. 국회의원도 너무 준비가 소홀해 비리의 일부분이라도 드러내는데 역부족이었다. 이런 청문회의 필요성에 강한 회의를 느낀다.

▲문명수(42·전북도 국제협력관)=의원들의 질문이 알맹이가 없고 김현철씨 또한 대부분 사실을 부인하는 불성실한 자세와 일부 여당의원들의 김씨를 비호하는 발언에 매우 실망했다. 비리를 규명하고 새로운 틀을 짜겠다는 청문회가 이 모양이니 한심하다.

▲이재원(23·전남대 경제3)=눈물까지 보이면서 진실을 외면하고 「모른다」로 일관한 김현철씨의 증언태도는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오히려 청문회는 김현철씨의 각종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게 하고 있다. 이래가지고 김현철씨 비리의 실체가 드러나리라고 믿지 않는다. 진실로 마음으로 국민에게 사죄하고 용서를 비는 자세를 보고 싶다.

▲이종관(26·조선대 무역4)=한보 특혜대출과 국정개입 등 김현철씨와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해 진실규명을 원하는 국민기대를 무시한 증언태도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 청문회가 못다한 것을 검찰이 밝혀내 김현철씨를 반드시 사법처리해야 한다.

◎중부/명확한 증거제시보다 감상적 질문 답답

▲변지량(39·춘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국장)=국회의원들이 현철씨에게 해명의기회를 주기보다는 철저한 심문으로 진실을 밝히는데 주저해서는 안된다. 현철씨 역시 다른 증인처럼 진실을 회피하고 있는 인상을 주고 있는데 청문회에서의 위증이 또 한번 역사앞에 대죄를 짓는 것임을 깨닫고 모든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다.

▲이태은(42·강원도청 근무)=전직 대통령 두사람이 수의를 입는 국민적 수치와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청문회에서 서는 국가적 손실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같은 수모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정치권의 각성은 물론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매표하지 않겠다는 유권자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하영호(30·대전 동양백화점 계장)=한보사건 청문회에 대해 애초부터 기대를 버렸다. 김현철씨가 나와 주시했지만 역시 국회는 명확한 증거를 통한 질문보다 유도적이고 감정적으로 나왔고 증인도 이미 드러난 사실조차 부인, 안타깝고 답답할 뿐이다. 김씨의 사법처리는 정치적 합의가 아닌 국민 납득 수준에서 모색돼야 하며 외압에 굴하지 않는 검찰의 거듭남을 기대한다.

▲김용각(35·회사원·충북 청주시 흥덕구 모충동)=현철씨가 청문회 도중 눈물까지 흘리는 것을 보고 개인적으로 연민의 정이 들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질문에 대해 종전의 증인들과 마찬가지로 부인으로 일관하는 모습에 실망했다. 특히 현철씨가 사족을 붙여가며 장황하게 변명만 할 수 있도록 유도한 여당의원들은 반성해야 한다. 역사 바로세우기 차원에서라도 김씨의 미국행 여부 등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야당에 제보를 해준 사람과 대질을 해서라도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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