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우리나라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들의 불필요한 출장을 줄이고 출장 경비 또한 최소화하려 애쓰고 있다. 경제가 어려운 때 허리띠를 졸라매는 거야 당연하지만 요는 무엇을 줄이는가이다. 절약에 대한 근시안적인 안목이 우려된다. 사실 이럴때에는 출장을 줄이기보다 모두가 적극적인 세일즈맨으로 나서 보다 부지런히 출장을 다녀야 할 것 아닌가.거래라는 것이 한번 만나서 성사되는게 아니므로 당장 성과가 없다고 해서 그 출장을 불필요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더욱이 출장은 놀러가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행에서 일할 때 다녔던 해외출장은 말단 시절에도 언제나 최고급호텔에 항공편도 비즈니스 클래스나 일등석을 이용했었는데 회사돈으로 하는 유럽여행쯤으로 생각했던 출장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바뀌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무리 좋은 곳에 가도 시간에 쫓겨 관광은 커녕 시내 구경도 못하고 돌아오는 것이 다반사였고 시간을 아끼기 위해 주말이나 밤비행기로 출장을 가면 아무리 일등석을 타고 최고급 호텔에 묵더라도 시차때문에 회의 중간에 정신이 멍해져 상대방의 이야기가 건성으로 들리기도 했다. 그러니까 그 돈은 낭비가 아니라 사원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하는 회사의 배려였던 것이다.
윗사람부터 솔선수범 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는 있을지 모르지만 기업의 회장이 이코노미클래스를 타고 2류호텔에 묵는 것 역시 문제가 있다. 국내에서라면 몰라도 해외출장에서 『우리가 지금 이렇게 힘듭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기업은 손해를 볼 뿐이다.
회사 밖에서는 직원 한사람 한사람이 다 회사를 대표한다. 해외에서는 더욱 그렇다. 최고 경영자가 과로로 인해 행여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것도 문제이지만 이코노미클래스를 타고 2류호텔에 묵었을때 거래 상대방의 눈에 비치는 회사의 이미지를 생각한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다. 경비절약은 물론 중요하다. 그렇지만 곰곰이 실리를 따져보면 출장경비보다는 다른 곳에서 절약을 하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 예를 들면 매년 수조원에 달한다는 과다한 접대비나 비자금 같은 곳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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