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정보당국·미 정부 “현실성 결여”황장엽씨가 논문 「조선문제」에서 언급한 전쟁경고와 남한내 첩보조직 내용에 대해, 신빙성과 현실성이 다소 결여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지적은 군과 정보 당국에서도 일부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 핵, 첩보조직에 대해서는 황씨가 관련 분야 경력이 없기 때문에 신문결과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엉터리 국군복장과 계급장 차림으로 침투했다 체포된 간첩들 까지 있는게 북한의 현실』이라며 『이는 첩보활동이 철저한 정보차단 원칙 아래 점조직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황씨가 기밀유지를 하는 대남 첩보조직에 대해 증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정보 당국자도 『김정일이나 북한의 대남 첩보 최고 책임자가 넘어온다 하더라도 남한내의 침투 조직이 고구마 넝쿨처럼 줄줄이 드러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기부내에서도 황씨의 논문이 「검증되지 않은 것」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다. 황씨가 핵무기나 첩보조직의 현황을 확인했다면 이는 오히려 북한의 군사·정보력이 위협적이지 못할만큼 비정상적 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황씨의 논문은 「득문」수준에 불과 하다는 견해를 갖는 전문가들이 많다. 북한핵 문제에 대해 한미 양국은 북한이 발탄까지를 포함해 완벽하게 기능(PERFECT FUNCTION)하는 핵무기를 아직 보유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 정설이다. 북한의 화학무기 위협에 대해서는 화학무기는 비료공장 수준에서도 제조가 가능하기 때문에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는 지적이다.
미국 국방부도 북한의 핵능력에 대한 황씨의 지식은 풍문에 바탕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니콜라스 번스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일축했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생산계획은 제네바 핵합의 결과로 지금까지 동결되고 있다』며 『우리는 끊임없는 감시활동을 통해 북한이 그 어떠한 핵활동을 진행중 인지를 알게 돼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자는 황씨의 전쟁경고에 대해 『북한이 핵이나 화학공격을 감행하는 그 순간 북한은 지도상에서 사라진다』며 『이는 우리의 반격능력, 주한미군과 폐기 위험에 처한 미국 무기들, 분쟁지역을 찾고 있는 군수업체들의 메카니즘을 생각하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의 후세인 대통령도 걸프전때 화학무기 등을 사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국방력과 안보태세는 계속 증강돼야 하지만 황씨의 주장에 지나치게 좌지우지 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95년 중국에서 황씨를 만난 강원룡 목사는 『적발되면 목숨이 위태로운 내용이 담긴 그런 논문을 작성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간다』고 말했다.<김병찬 기자>김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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