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가 지난해 8월에 작성했다는 「조선문제」 논문은 많은 문제를 던지고 있다. 황씨는 여기서 북한이 남한보다 무려 2배의 무력을 갖고 있으며 그중에는 핵무기, 화학무기, 로켓무기 등을 포함하고 있어 남한을 단번에 불바다로 만들고 초토화할 수 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일본까지 초토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논문에서 주장했다.한국은 정말 북한 무력앞에 초토화 당할 수 밖에 없는 초라한 위치인가. 그리고 그의 말대로 남한에는 「뿌리를 빼기 어려운」 북한 지하조직이 널려 있는가. 이 논문이 어떤 경로를 통해 언론에 처음 공개됐는지는 아직 아리송하다. 더 난처한 것은 이 주장에 대해 정부의 책임있는 부서에서 한마디 응답이 없는 것이다. 국민을 매우 어리둥절케 하고 있다.
한국이 북한의 총 한방에 나가 떨어지게 돼 있다고 황이라는 북한거물이 말했으면 당연히 국방책임자는 무슨 응답을 해야 한다. 안기부나 검찰 경찰도 「뿌리를 뺄 수 없는」 북한의 지하조직이 남한에 널려 있는지 없는지, 만일 있을 수 있다고 보면 이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말을 해야 할 것이다. 미 국방부 차관보는 23일 황의 주장을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래도 아직 한국당국자는 아직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하다 못해 황의 망명성격이라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황은 열렬한 김일성주의자였고 그 자신의 말처럼 민족에게 큰 죄를 지은 사람이다. 그가 김일성주의자로 남아있는 한 남한초토화를 말하고 남한경제가 어떻다고 말해서는 안된다.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포기하지 않은 채라면 그의 북한군사력평가는 어떤 위계일 수도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터져 나올지 모를 황의 주장들이 한국과 한반도 안정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그가 김일성주의자의 허울을 벗었다는 증거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는 김일성사상이 6·25전쟁의 대비극을 불러일으켰고 이것이 김정일독재로 이어지면서 북한인민을 기아와 독재로 인한 죽음으로 몰고가게 하는 허상이었다는 것을 솔직히 고백해야 할 것이다.<논설위원실에서>논설위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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