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가시화” 주장 불구/한보해법 만만찮고 민주계와 갈등 여전/성패 고비 다가오는데이회창 신한국당 대표는 대표취임 40일이 지난 지금, 과연 「대세」장악에 성공하고 있는가.
지난달 13일 이대표가 당안팎의 예상을 뒤엎고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대표지명을 받았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이회창=대선후보」라는 등식을 떠올렸다. 상대적으로 높은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던 그가 정치적 프리미엄이 담보된 대표에 취임함으로써 자연 당내 대세가 그에게로 급격히 쏠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이대표측은 『당내외적으로 간단치 않은 도전이 많지만 「이회창 대세론」을 그르칠 정도는 아니며, 본격 경선국면으로 접어들면 이 흐름이 곧바로 가시화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소속의원들과의 연쇄 간담회 등 쉴새없는 당내인사 접촉으로 「정치인 이회창」의 면모가 폭넓게 각인됐으며 일각에서 갖고 있던 「대쪽」 「법대로」이미지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히 불식됐다는 자체분석이다. 당내 최대주주인 민주계와의 불협화를 걱정하는 시각이 적지않지만 표면적으로는 『그들도 결국에는 「현실」을 수용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인다. 『최악의 경우 민주계 의원들이 단일세력화하지만 않는다면 일합을 겨뤄볼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대표의 한 측근은 『김대통령이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당을 맡겨놓고 막상 경선에서 이대표를 팽개친다면 국민과 당원들이 납득을 하겠느냐』며 「김심」의 지원을 기대했다.
일반 의원들은 물론 이대표와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대권주자들도 현재로선 그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는 데 이론을 달지 않는다. 다만 이대표 진영의 주장만큼 향후 그의 대권가도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적잖이 엄존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 논거는 아직 어떤 결말이 날지 예단이 쉽지않은 한보정국과 「음모설」을 계기로 표면화한 민주계와의 갈등이 부의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대표는 「정태수리스트」관련 의원에 대한 처리문제를 둘러싼 「원칙」과 「정치력 발휘」의 양론에 끼여 곤혹스런 입장에 처해있다.
특히 민주계와의 관계에 대해 최근들어 이대표진영 내부에서도 『무언가 손을 써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론이 확산되고 있다. 주마다 세차례 열리는 「8인 회의」의 핵심안건도 바로 이 문제다. 실제로 『한때 이대표쪽으로 기울던 의원들이 양측의 갈등심화로 인해 다수가 관망파로 돌아서고 있다』는 견해가 있다. 이수성 고문의 급부상도 따지고 보면 이대표와 민주계의 간극에 연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이대표로서도 민주계가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건너기 전에 관계개선을 모색할 필요가 있지만 요즘 민주계 분위기에 비추어 그리 녹록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대표는 지금 가파른 정치적 고빗길을 오르고 있으며 성공적 등정의 1차적 관건은 한보수사가 마무리된 후 그가 내놓을 정국수습방안과 「민주계 다루기」의 성패라고 할 수 있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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