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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형…”/정원근씨,동생과 달리 비교적 성실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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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형…”/정원근씨,동생과 달리 비교적 성실답변

입력
1997.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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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슴론은 실수였을 것” 아버지 옹호도형만한 아우 없다는 말이 크게 틀리지 않음을 보여준 청문회였다. 23일 국조특위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원근(상아제약 회장)씨는 동생 보근씨에 비해 여러모로 「나은」 모습을 보였다. 죄인의 몸으로 수의를 입은 동생과 「민간인」 신분으로 말쑥한 양복차림의 형을 단순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원근씨의 답변태도와 내용은 여러모로 동생과 비교됐다. 『모른다』 『검찰조사가 진행중이라 말할 수 없다』 『죄송하다』 로 일관한 보근씨와 달리 원근씨는 나름대로 성실히 질의에 응했다는 평을 받았다.

동생이 사실상의 그룹 후계자로 지명되는 바람에 「한보의 양녕대군」이 돼버린 원근씨는 김현철씨와 만나게 된 경위와 횟수 및 어울린 장소 등에 대해 비교적 소상히 답변했다.

원근씨는 『청와대 김현호 비서관을 통해 현철씨를 소개받아 3차례 만났다. 김비서관은 아는 선배의 중학교 동기동창이다. 95년 봄과 가을에는 고대동문들과 함께, 올 1월에는 친구 결혼식장에서 만났다. 현철씨 및 고대동문 6∼7명과 어울려 강남의 라마다 르네상스호텔 근처에 있는 룸살롱에 2차를 간 적도 있다』고 밝혔다. 원근씨는 또 직원들을 머슴에 비유한 아버지 정태수씨의 발언에 대해선 『말 실수했을 것이다. 노사는 주종의 관계가 아니라 생각한다.

한보는 평소 노사관계가 좋은 회사였다』고 아버지를 적극 옹호했는데, 보근씨는 같은 질문에 대해 『그런 말했는지 알고있지 못하다』고만 대꾸했었다. 원근씨는 『보근이가 나와 현철씨의 관계에 대해 모른다고 한 것은 형을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 것』 『어렸을 때부터 사업에 관심이 있고 의욕적이었던 보근이를 그룹의 후계자로 한데 대해 전혀 서운한 것 없다』고 말하는 등 여러차례 동생을 감싸안기도 했다.

원근씨는 그러나 『한보가 로비했다는 사실을 몰랐다』 『증여세는 한보상사 직원이 납부해서 어떻게 처리됐는지 알 수 없다』 『한보철강의 자기자본액이 얼마인지 모른다』 등의 답변에선 정씨일문 특유의 「모르쇠」를 재연했다. 요컨대 원근씨의 답변태도는 동생과 비교된 「제한적 성실함」이었던 셈이다.<김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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