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섭현철씨 정보비선 추궁’ 신문 초점/김씨 작심한듯 결연한 태도 “모른다” 방어막23일 국회 한보국조특위 청문회의 촛점은 증인으로 나온 김기섭 전 안기부운영차장과 김현철씨 사이의 「김―김 정보 핫라인」실체를 벗기는 것이었다. 의원들은 김 전차장이 안기부 재직시 얻은 주요 정보와 기밀을 자연인인 김현철씨에게 「개인적으로」 보고했다는 의혹을 집중 제기하며 이를 확인하기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김 전차장은 시종 「결연한」태도로 『전혀 그렇지 않다』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 실체규명은 사실상 무위로 끝났다.
의원들이 첫번째로 문제삼은 부분은 정보계통에 문외한 김씨가 안기부의 핵심요직인 기조실장에 발탁된 배경이었다. 당연히 김영삼 대통령, 현철씨와 김 전차장사이의 「3각 친분관계」가 도마위에 올랐다. 『호텔 상무 출신으로 안기부와 전혀 연관이 없는 증인이 93년 안기부 기조실장이라는 중요 직책을 맡게된 경위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거의 모든 의원들에게서 나왔다. 이상수(국민회의) 의원은 『호텔 상무시절 주요인사들의 동정과 대화내용 등을 보고함으로써 김대통령에게 잘 보인 것 아니냐』고 캐물었다.
의원들은 이어 김씨가 이처럼 파격적인 혜택을 입은 「원죄」탓에 현철씨에게 각종 고급정보를 제공할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추측하며 각종 제보에 대한 확인작업에 나섰다. 이인구(자민련) 의원은 김씨가 안기부내에 측근인사들로 사조직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93년부터 신라호텔 647호와 649호를 장기예약, 김현철씨 및 정·재계 주요인사들과 이 곳에서 수시로 만나 국정의 주요 정보를 교환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다. 맹형규(신한국) 의원은 『안기부 기조실장때 안기부 예비비를 현철씨 사조직에 제공하고 고위공직자들의 존안자료 등 주요 정보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규정(민주당) 의원은 『공무상 취득한 비밀을 사사로운 목적으로 누설하고 정부요직 인사와 각종 이권에 개입,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 때문에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 아니냐』고 질타했다. 조순형(국민회의) 의원은 『이홍구 전 신한국당대표에게도 정기적으로 보고를 했다는데 사실이냐』고 따졌다.
김씨는 그러나 이같은 의원들의 추궁에 『안기부의 정보차단은 엄청나게 강하다. 내 직책이 정보를 취합하는 것도 아닐뿐더러 어떠한 정보도 전달한 적이 결코 없다』고 강변했다. 그는 또 안기부 예비비를 전용, 현철씨 사조직을 지원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94년 국회 정보위가 생긴 이래 안기부예산은 정보위에서 심의하도록 돼 있는데 무슨 재주로 그렇게 하겠느냐』고 잡아뗐다.
김씨는 『현철씨와는 한 두달에 한번정도 꼴로 만났다』고 현철씨와의 밀착관계를 시인하면서도 『만나더라도 가까운 가족이나 박사학위 논문얘기 등 세상 돌아가는 얘기가 전부였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심지어 『요즘 설과 유언비어가 사실을 압도하는 분위기』라면서 『나는 양심에 추호도 부끄럼이 없다』는 말로 세간의 「김―김 정보핫라인」의혹을 한낱 「설」로 치부해버렸다.<홍윤오 기자>홍윤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