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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이고 모으고 바꾸고 빠르게…/불황기 일본기업 마케팅 성공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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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이고 모으고 바꾸고 빠르게…/불황기 일본기업 마케팅 성공전략

입력
1997.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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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예산으로 효과적인 광고전략을 펼쳐라」불황기에 기업과 광고회사들이 하나같이 고민하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제일기획은 2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100여개 주요 기업 광고관계자를 초청, 불황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일본의 마케팅사례를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강사로 나선 일본 광고회사 하쿠호도(박보당)의 아사오카 히로지(조강양이) 연구개발국장과 다카하시 치아키(고교간효) 마케팅국장은 최근 2, 3년 사이 일본 소비자들이 스타일 중심구매에서 실질, 실용을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는 가운데 성공을 거둔 기업의 마케팅 전략을 소개했다. 이들은 불황기의 효과적인 마케팅을 「감 집 체 속」으로 요약했다. 사업성이 없는 부문은 과감하게 줄이고(감), 사업 물류망 기술개발·설계등은 통합(집)하며, 국내생산체제를 전세계체제로 바꾸고(체), 사업추진·결재를 빠른 속도로 진행(속)하라는 것이다.

세미나에서 소개된 일본 기업의 마케팅 성공사례를 요약한다.

◇히타치 냉장고(소비자요구 중시)=최근까지 일본 냉장고시장에서 4∼5위에 머물렀던 히타치는 가정의 냉장고 사용을 비디오 녹화로 실사, 냉장고 문의 사용횟수가 냉장고―야채실―냉동고의 순임을 알아냈다. 야채실을 가운데 놓은 「야채중심장」냉장고를 95년말에 개발, 「자주 사용하니까 야채가 맨 가운데」라는 카피로 광고를 하면서 1년만에 대형냉장고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일본 맥도날드(저가 전략)=일본 패스트푸드업계를 이끌어 온 맥도날드는 새 메뉴로 쌀밥과 중화음식을 내놓은 92년부터 3년동안 연매출액이 2,100억엔대에 머물렀다. 95년부터 다시 햄버거로 메뉴를 줄이고 미국 본사의 지원을 받아 최저 80엔대의 햄버거를 비롯해 단품가격에 비해 30∼40% 내린 300엔대의 세트메뉴를 개발, 지난해에는 3,000억엔 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아사히 맥주(집중화 전략)=최근까지 기린맥주가 시장점유율 60%를 넘어 일본 맥주시장을 압도하던 상황에서 87년 「슈퍼 드라이」를 내놓은 아사히는 지난해 시장 점유율 30.2%로 기린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할 정도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성공전략은 두가지. 기린이 주로 이용하던 주류판매점 유통방식을 벗어나 대형슈퍼 편의점 할인매장을 개척하고, 「병」보다 「캔」위주의 판매공략을 펼쳤다. 또 광고를 분산시키지 않고 「슈퍼 드라이」에만 집중해 효과를 거두었다.

◇샤프(새 카테고리 만들기)=마츠시타 히타치 도시바 소니 등에 밀려 2류의 기업이미지를 갖고 있던 샤프는 「소비자 끌어들이기 전략」으로 성공했다. 샤프가 가진 액정화면 기술에다 반도체 기술을 통합, 휴대용 컴퓨터 「액정 펜콤」을 만들고, 액정 모니터 비디오카메라 「액정 뷰컴」으로 소니를 눌렀다. 기업광고와 상품광고를 묶은 통합광고도 광고비를 줄이면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온워드 카시야마(스피드 전략)=의류회사 카시야마는 인기있는 상품을 정확하게 판단, 생산―판매에 이르는 시간을 줄여 소비자 만족도와 수익을 함께 높이자는 QR(Quick Response)시스템을 도입했다. 기획부터 생산까지 보통 1년걸리는 새 브랜드 개발기간을 반년으로 줄였다. 판매점이 하루의 판매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본사에서 전국의 정보를 모아 바로 기획·생산회의에 들어가고, 인기상품을 추가 생산하거나 새 상품을 기획해 2주만에 판매점에 내려보내는 방식으로 95년부터 일본 의류회사중 유일하게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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