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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속 ‘붕어 손맛’ 꾼들을 부른다/밤낚시 시즌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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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속 ‘붕어 손맛’ 꾼들을 부른다/밤낚시 시즌 개막

입력
1997.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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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과 어우러진 케미 불빛/시원한 밤바람… 굵직한 입질…/겨우내 움츠렸던 태공들 유혹/찌올림 보고있으면 스트레스 ‘싹’까만 하늘에 가득 담긴 별과 화려하게 수면에 펼쳐진 케미라이트의 불빛. 가끔 고기 철벅거리는 소리가 적막을 깬다. 어린 아이의 웃음처럼 케미의 불빛이 환하게 수면 위로 솟아오르면 힘차게 대를 당긴다. 덜컹! 물 속에서 전해지는 환희. 스트레스가 멀리 도망가면서 온몸이 전율하는 순간이다.

붕어꾼들이 기다리던 밤낚시 시즌이 왔다. 밤낚시의 매력은 여러가지. 4월 중순부터 제법 따가워진 햇볕과, 피라미 등 잡고기의 극성을 피할 수 있는 것은 기본이다. 어두워진 물가의 고즈넉한 정취 속에서 시선을 수면에 내려뜨린채 자연과 나누는 교감은 「물고기 사냥」이 아닌 정신수양의 하나로서 낚시의 품위를 느끼게 해준다. 정통 붕어꾼들이 긴겨울을 보내고 초봄 낚시도 대충 한채, 밤낚시 시즌을 기다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5월말까지는 여전히 밤기온이 싸늘하다. 파카 등 보온력이 뛰어난 옷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신발도 방수가 잘되고 발을 따뜻하게 감싸줘야 「기온의 외압」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낚싯대는 1∼2대를 펴놓는 것이 좋다. 모든 낚시에 공통적인 사항이지만, 대를 많이 편다고 많이 잡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많이 펴면 대 사이로 붕어를 끌어내느라 손맛을 만끽할 수 없고, 줄이 한번 엉키면 천금같은 시간만 낭비할 뿐이다. 입질이 잦을 때에는 1대에만 신경을 쓰고 나머지는 걷어버리는 것이 좋다. 다소 섭섭하면 낮에 3대 정도를 펴놨다가 해가 넘어가면 입질을 받지 못한 대를 접는다.

포인트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두바늘이나 외바늘 채비가 많이 쓰인다. 물밑에 걸림이 없고 짝밥 등 다양한 미끼를 구사하려면 두바늘을, 수초가 많은 곳이거나 정교한 낚시를 구사하려면 외바늘이 좋다. 외바늘은 떡밥 등 미끼가 쉽게 떨어져 자주 갈아줘야 하는 반면, 깔끔한 찌올림과 정확한 붕어의 몸짓을 맛볼 수 있다. 「눈맛」과 「손맛」을 보장한다. 멍텅구리(인찌끼)나 세바늘은 피하는게 좋다. 멍텅구리는 바늘에 떡밥을 달줄 모르는 초보자의 채비이고 세바늘은 낚시인으로서 도리가 아니다.

케미라이트는 반드시 크고 밝아야 좋은 것은 아니다. 크면 찌의 부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지나치게 밝으면 붕어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킨다. 낚싯대의 길이와 찌의 부력에 적당한 것을 선택하고 다소 흐려졌더라도 새 것으로 갈지 말고 그냥 사용하는게 좋다.

대표적인 미끼는 지렁이와 떡밥. 지렁이는 너무 굵은 것은 피하고 현지 붕어의 기호에 맞춰서 1∼3마리를 꿴다. 떡밥은 두숫가락 정도의 분량으로 조금씩 자주 반죽해 쓴다. 콩알만한 크기로 바늘에 달고 처음에는 2∼3분마다 헛챔질을 해 밑밥 역할을 하도록 한다. 야구공만하게 밑밥을 뿌리는 경우도 있는데 물이 오염될 뿐 아니라 조황에도 나쁘다. 붕어의 입질은 한뼘 차이로 크게 다르다. 밑밥을 군데군데 많이 뿌리면 포인트만 흩어진다.

밤낚시 매너의 기본은 불빛조심과 정숙이고 특히 낚시후 주변 청소가 중요하다. 낚시꾼이 앉았던 자리에는 받침대 구멍만 남아있어야 한다.

◎NC추천 밤낚시터 3곳

유난히 찌올림이 아름다운 낚시터가 있다. 특히 밤낚시를 할 때에는 「불방망이의 향연」으로 표현될 만큼 환상적이다. 적당한 씨알과 마리수를 보장하고 붕어 특유의 시원한 입질을 즐길 수 있는 낚시터 세곳을 소개한다.

◇음성 맹동(통동)지

충북 음성군 맹동면 통동리에 있다. 81년에 준공된 전형적인 계곡형 대형 저수지이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아는 꾼들이 쉬쉬해가며 몰래 찾던 곳으로 「호박씨만한 붕어도 찌를 몸통까지 올리고 목줄을 끊는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오염원이 없어 맑은 물을 자랑했지만 94년 무더위에 녹조가 끼었고 그 이후 물빛이 다소 흐려졌다. 비탈에 자리를 만들고 앉아야 한다.

올봄에는 물을 조금밖에 빼지 않아 조황이 고르다. 배를 타고 상류를 중심으로 우측 지류의 후미진 골짜기에 들어가면 씨알과 마릿수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떡밥이 우세하고, 새우망을 담궜다가 밤낚시에 3∼4㎝짜리 새우를 달면 대형도 기대할 수 있다. 음성 꽃동네에서 진천쪽으로 500m쯤 내려가면 왼쪽으로 입간판이 보이고 산길로 꼬불꼬불 10여분을 가면 저수지가 보인다. 지난해부터 유료화해 8,000원을 받는다. 문의처 (0446)881―8588 중원낚시.

◇아산 방현지

충남 아산시 염치읍 방현리에 있는 아담한 저수지. 얼음만 풀리면 찬 물속에서도 떡밥에 붕어가 올라오는 곳이다. 만수일 경우에는 좌대 등 앉을 자리가 많지만 물이 빠지면 자리가 많이 줄어든다. 현재 만수에서 1.5m정도 물이 빠져 있다. 떡밥 콩알 낚시로 20㎝급 붕어를 마릿수로 올린다. 이 저수지는 매너가 불량한 낚싯꾼은 절대 입장불가이다. 소란스럽거나 남을 불편하게 하는 꾼들은 호된 꾸지람을 듣고 대를 걷어야 한다. 온양역에서 45번 국도를 따라 평택 방향으로 5㎞쯤 가다보면 우측으로 늘봄농원이 나오고 농원옆으로 우회전해 200m쯤 들어가면 된다. 1만원. (0418)44―1120

◇포천 밤밭저수지

경기 포천군 가산면에 위치한 계곡형 저수지. 얼음낚시를 할 때에도 떡밥을 쓰는 특이한 곳이다. 당초 송어와 향어를 풀었지만 4년전부터 붕어터로 전환했다.

현재 만수에서 1m정도 물이 빠져 있으며 떡밥에 어분을 섞어 묽게 쓰면 좋은 조황을 기대할 수 있다. 송우리에서 내촌쪽으로 가다가 가산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다리를 건너자마자 우회전하면 된다. 2만원. (0357)31―3598<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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