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소행으로 여겨지는 요코다 메구미양 납치사건이 일본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황장엽씨의 방일직전인 올 1월 말 그 의혹이 일본언론에 의해 대대적으로 보도됐고 국회에서 정식 거론돼 급속히 세인의 관심을 끌게 된 이 사건은 현재 일본의 대북식량지원 등 북일관계개선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정부는 지금까지 납치사건이 어떤 식으로든 해명되지 않으면 대북식량지원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일본은 「은혜」문제(대한항공 폭파범 김현희에 의해 확인)를 이유로 91년 북일수교회담을 타결 일보직전에 무산시킬 정도로 납치사건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하지만 메구미양 사건을 대북관계에 유용한 카드로 즐겨온 듯한 일본정부는 최근 이 사건이 지나치게 여론화하고 있어 오히려 부담을 갖게 됐다.
메구미양사건 이외에도 그동안 북한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추정되는 납치사건은 모두 6건. 3월 이들 실종자 가족이 연락회를 결성해 일본인 납치의혹의 해명과 여론화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또 15일에는 국회의원들이 「납치일본인 구원의원 연맹」을 설립, 여론을 증폭시키고 있다. 23일 하오에는 메구미양의 부모가 기자 회견을 갖기로 돼있다.
이같은 분위기속에서 일본정부는 일련의 납치사건이 해결돼야만 대북식량지원을 재개할 수 있다는 원칙론만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대북식량지원을 마냥 미룰 수도 없다.
최근 추가지원을 밝힌 미국은 일본에 강력하게 대북식량지원에 참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국제사회의 압력 등 제반 상황때문에 일본은 대북식량지원을 결국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메구미 사건이란/77년 행방불명/북한 납치 추정
니가타(신석)시립중학교 1년생이던 요코다 메구미(당시 13세)양이 77년 11월15일 하교길에 행방불명된 사건. 일본정부는 망명한 북한공작원 등의 증언 등에 따라 그가 북한 공작원들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보고 있다.<도쿄=김철훈 특파원>도쿄=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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