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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가 경쟁력이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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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가 경쟁력이다(사설)

입력
1997.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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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성이 그처럼 강조됐지만 그처럼 진척이 없는 분야도 드물 것 같다. 과학·기술분야다. 21일로 우리는 30번째 과학의 날을 맞았다. 과학의 날은 과학기술처가 발족한 날(67년 4월21일)을 기념하여 지정, 그 이듬해부터 기념해 왔는데 첨단과학에의 낙후, 독창적 기술력의 부재, 기초과학의 외면, 연구·개발(R&D)투자의 빈약 등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이 당면해 온 고질적인 문제점은 한 세대가 지난 오늘날까지 좀처럼 개선될지 모르고 있는 것이다.그동안 전세계가 주목하고 찬양하는 연간 두자리숫자의 압축성장을 해오면서 연구·개발에 진척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미국·일본·유럽연합(EU)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상대적 격차를 좁히지 못해 온 것이다. 그래도 최근까지는 선진국들의 노후기술이전 등에 따른 기술도입으로 경제발전의 추진력을 유지해 올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정보통신·생명공학·우주항공 등 첨단산업 뿐만 아니라 자동차·조선·제철·전자 등 전통산업의 첨단기술에 대해서는 기술이전의 거부나 고가의 로열티 요구로 사실상 기술도입이 점차 어려운 사태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추적내지 추월을 우려, 이러한 현상이 몇년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앞으로는 이러한 기술차단현상이 심화될 것은 분명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독창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선진국과의 기술교환을 위해서도 이제 이것이 요구된다. 독자적인 첨단기술을 갖고 있으면 로열티도 싸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교수는 한국 등 동남아국가들이 지금까지 고도성장을 이룩해온 것은 자원·자본·노동력 등 생산요소의 집중투입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하고 기술개발 등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고도성장을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우리 경제가 현재 침체의 심화 등 고전을 겪고 있는 것은 크루그먼 교수가 갈파한 바와같이 기술의 만성적인 상대적 낙후에 적지않은 요인이 있다 하겠다.

고임금·고금리·고지가·고물류·고규제 등 고비용의 경제체제라 해도 기술력이 뛰어나 세계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고부가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면 경쟁력의 우위를 지켜갈 수 있다. 문제는 높은 비용을 낮추지도 못하면서 기술도 개발 못해 성능과 품질에서 남보다 못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놓고 있으니 세계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연구·개발은 21세기를 향한 우리 경제 개발전략의 주요 초석중 하나가 돼야한다. 우선 정부와 국민 사이에 과학마인드가 자리잡아야 한다.

정부가 올해를 「과학대중화의 원년」으로 잡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2002년까지의 한시적인 「과학기술 5개년 계획」은 정부연구개발비의 총예산 5%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정부로서는 적극적인 배려를 해야할 것이다. 역시 연구·개발의 주력은 민간기업이 돼야하는데 매출액대비 연구·개발비도 현행 평균 1.3%수준에서 선진국의 3%내지 5%수준으로 높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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