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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씨 “영어공부 하고싶다”/서울생활 이틀째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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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씨 “영어공부 하고싶다”/서울생활 이틀째 표정

입력
1997.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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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읽고 “이렇게 크게 다룰줄 몰랐다” 놀라/학자답게 세계문학전집·각종 사전 등 요청도서울 생활 이틀째를 맞은 황장엽씨는 그동안 쌓였던 심리적·육체적 긴장이 한꺼번에 풀린 탓인지, 20일 밤에는 평소보다 1시간 30분 가량 이른 하오 10시30분에 잠자리에 들었고 21일 아침에도 보통때 보다 1시간 가량 늦은 새벽 6시께 일어났다. 황씨는 안가 주변을 산책한 뒤 간단하게 커피와 요구르트로 아침식사를 하고 자신의 서울 안착을 대서특필한 조간신문들을 열심히 읽었다.

황씨는 자신을 따뜻하게 맞아 들이자는 내용의 사설 등을 보고 관계자들에게 『이렇게 크게 다룰 줄 몰랐다』며 다소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황씨는 20일 저녁 한 TV방송에서 자신을 김일성의 조카사위라고 보도하자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기도 했다.

황씨는 안가에 도착한 직후 『한국정부에서 잘 보살펴 주어 무엇이라 감사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으며 필리핀에서는 과연 서울에 올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여기에 오니 마음이 놓인다』고 안도감을 표명했다. 도착 당일 황씨와 김덕홍씨는 점심으로 미역국·갈치·김 등이 나오자 반 정도를 먹었다. 저녁식사로 황씨는 빵과 치즈·과일을, 김씨는 밥과 굴비·나물을 먹었다. 황비서는 맵고 짠 것은 좋아하지 않는 식성이다. 황씨는 안가에서 「서울의 첫 밤」을 보내면서 관계자들에게 옥편과 세계문학전집·세계사·한국어 백과사전·경제학사전·영한사전·한글사전 등을 요청해 전달받았다. 황씨는 또 하루에 한시간씩 영어를 공부하고 아침운동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황씨 중앙종친회(회장 황명수 전 국회의원)는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황씨의 망명을 60만 종친 모두의 이름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종친회는 황씨의 총회 참석을 추진, 족보 합쇄본 2권과 기념패 등을 증정하기로 했다.<김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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