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통해 돈받고 이권개입」 포착/“본인도 놀랄정도로 폭넓게 추적”「정태수 리스트」수사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면서 검찰 수사의 무게중심이 김현철씨 비리의혹사건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21일부터 사실상 「김현철씨 청문회」가 시작됨에 따라 검찰 수사도 청문회와 맞물려 급박하게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검찰은 일단 (주)심우 대표 박태중씨와 전 안기부 운영차장 김기섭씨는 22일과 23일 청문회 출석후 곧 소환할 방침이다. 그러나 김씨의 소환은 25일로 예정된 청문회에서의 증언내용과 그간의 수사결과 등을 검토하는데 1주일가량을 할애, 5월초께 이뤄질 전망이다.
김현철씨의 「특수신분」을 감안, 철저한 준비작업을 통해 「단판승부」를 해야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심재륜 수사팀」은 재수사 초기부터 한보사건과 김현철씨 사건의 수사팀을 분리, 중수1과에서 정치인 소환조사를, 중수3과에서 김씨와 박태중씨 등 측근인사들의 비리의혹에 대해 광범위한 내사를 해왔다.
특히 ▲김씨의 한보연루의혹 ▲국정개입설 ▲지역민방사업 등 특정 이권개입의혹 등을 내사하면서 김씨의 측근인 박씨와 이성호 전 대호건설 사장 등 주변인물의 사업확장과정과 자금출처, 이권개입여부 등을 샅샅이 뒤져왔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의 수사성과에 대해 『김씨가 알면 「어떻게 이런 것까지」라고 놀랄 만큼 「깊고 넓게」 조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씨도 조사에 철저히 대비할 것이 분명해 검찰로서도 비장한 각오로 수사에 임하고 있다』고 내부분위기를 전했다.
수사관계자 등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검찰은 아직 김씨가 한보특혜비리에 개입한 구체적인 혐의점은 찾지 못한 것으로 추측된다. 물론 검찰은 정태수 총회장과 정보근 회장이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하면서도 입을 열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한보수사초기 핵심의혹으로 떠올랐던 「한보 2천억원 리베이트 수수설」도 수사결과 무혐의로 마침표를 찍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김씨가 이권사업에 개입해 제3자를 통해 업체에서 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일부 포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검찰은 수사초기 핵심인물로 지목했던 박태중씨보다는 이성호씨 쪽에 비중을 두고 있고, 박씨의 횡령 등 개인비리 혐의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재륜 중수부장은 이와관련, 『시추공을 여기저기 찔러놨는데 김은 조금씩 나오지만 물은 아직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씨에 대한 수사진전을 처음으로 시사하는 발언이다.
또 다른 검찰관계자는 『검찰이 준비중인 것은 있다』고 말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수사팀의 분위기를 확인시켜 주었다. 최근들어 검찰내부에서 「김씨의 소환=구속」이라는 등식에 그다지 이의를 달지 않는 것도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오히려 검찰은 김씨에 관한한 아직도 수사외적인 지뢰밭이 많은 상황과 김씨의 구속사유가 과연 여론이 납득할 수준이 될지를 고민하는 듯하다. 아무튼 정치인 수사가 막바지에 달해 김씨 수사는 앞으로 2주간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이태희 기자>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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